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우리는 일상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일상의 많은 것이 비대면·디지털 환경으로 바뀌었다. 수업과 회의는 화상을 통해 이뤄지고, 업무 역시 원격에서 처리한다. 전시·박람회 역시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보호의 날 기념식 행사를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진행했다. 코이카 홍보대사 발대식도 제페토를 활용해 열렸다. 채용 박람회나 면접 역시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2일 개최한 '2021 청년 과학기술인 일자리박람회'도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화상 면접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열렸다. 과기정통부는 게더타운을 통해 개막식을 진행하고, 현직 종사자의 직무 경험담을 공유하는 토크 콘서트 및 직장인 브이로그 등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채용관에는 각 기업이 부스를 마련했으며, 구직자가 부스를 방문하면 기업이 준비한 소개자료를 확인하고 부스에 있는 채용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와 함께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마련한 직업상담소 부스에서는 산기협 직업상담사가 상주하며 상담을 진행했다.
과기정통부가 마련한 메타버스 공간에 방문해보니, 전반적으로 웹 페이지를 가상공간으로 옮겨놓은 느낌이 강했다. 채용정보 웹 페이지는 문서 형태의 화면에서 마우스로 링크를 클릭하며 이동해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는 클릭 대신 캐릭터를 직접 움직이며 '부스' 형태의 공간에 직접 방문해 정보를 얻는다. 특히 가까이 있는 채용 담당자 캐릭터와 채팅이나 화상·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어 일반 웹 보다 상호작용한다는 느낌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이번 메타버스 취업상담회에 부스를 마련한 정보보안 기업 윈스는 "코로나19 전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적절한 채용 환경이다. 인사 담당자 역시 재택근무를 하면서 채용 업무를 진행할 수 있고, 부스에 세워둔 캐릭터를 통해 알람이 오면 이에 맞춰 대응하면 된다. 과거에는 부스 설치 및 공간 임대, 브로셔 출력에 드는 시간이나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메타버스 환경에서는 불필요한 소모가 없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물론 개선해야 할 점도 언급했다. 대표적인 것이 시스템 안정화다. 이날 메타버스 취업상담회는 오전 9시 30분에 열렸지만, 업체 담당자에게 가이드라인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혼선이 있었고, 콘텐츠 업데이트 때문에 끊기는 현상도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낮은 참여도 역시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대면으로 진행하는 채용박람회와 비교해 참여도가 적고, 부스를 방문한 사람도 지나가면서 클릭 몇 번으로 홈페이지나 소개자료 정도만 확인하고 떠나, 상담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토크 콘서트나 취업 설명회 영상을 상영하는 '라운지'에 구직자 대부분이 모인 반면, 담당자가 직접 채용 안내를 하는 부스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윈스 관계자는 "무엇보다 현재 시점에서 구직자가 메타버스의 주요 세대일까 고민해봐야 할 듯하다. 현재 10대는 이런 문화에 익숙하겠지만, 구직자에 해당하는 20대 중후반, 많게는 30대의 경우 '메타버스'까지 스터디 해야 하는 상황이다. 향후 5~10년을 바라보고 준비한다면 메타버스의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참신하고, 신선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플랫폼은 맞지만,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메타버스 행사 종료 이후에도, 온라인 박람회를 통해 청년 과학기술인을 위한 전문 직업상담사의 1:1 취업컨설팅을 통해 채용연계를 지원할 계획이다.
용홍택 제1차관은 "청년 실업문제 해소가 국가적 과제인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물리적 거리는 멀어져도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채용시장의 거리는 가까워야 한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기술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과 일자리를 찾는 청년 과학기술인이 많이 연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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