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저항선 뚫은 환율…"1200원 안착시 오버슈팅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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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10-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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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200원을 돌파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주요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대가 높아진 영향이 크다. 석탄, 원유와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원화엔 약세 압력을 불어넣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경계감이 연일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헝다그룹의 위기 등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개입 여부'가 원·달러 환율 등락을 판가름할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발 긴축 조짐에 2주 만에 16원 급등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1130~1150원대 안팎에서 오르내리다, 연일 고점을 높여 지난 8월 11개월 만에 1170원대에 안착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급격한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170원대에 머물렀지만 이달 1180원대에 진입한 뒤, 불과 2주 만에 16원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12일 기준 1년 3개월 만에 1200원대를 찍으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제 1200원대 안착을 목전에 둔 상황이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는 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긴축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공급 측면의 병목현상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천연가스, 석탄,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고 이는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미 국채금리(10년물)의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유지 전망의 영향으로 1.61%까지 상승했다. 위험 기피 현상이 높아지면서 달러 수요가 늘어나 달러화는 주요국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원화는 상대적으로 약세다.

또한 원화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이슈에 따라 줄도산이 현실화되면, 중국 경제 전반의 리스크가 한국 수출 기업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는 모습이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에 따라 원화 약세 흐름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를 부추기고, 이러한 상황이 다시 원화 약세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1200원 안착 시 오버슈팅 가능성 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원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 연준이 조만간 테이퍼링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치솟고 있는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중국발 전력난 문제 등이 이른 시일 안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200원을 돌파한 만큼, 당국의 개입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당국의 개입 움직임이 보이지 않지만, 원·달러 환율이 1차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200원에 안착하는 순간 오버슈팅 해 상승 모멘텀이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당국이 1200원의 원·달러 환율 수준을 수출, 경제 전망 등에 불편하다고 판단한다면 위험을 안고서라도 오버슈팅할 것이며, 반대로 환율 조작국에 대한 리스크를 감내하지 않겠다 판단한다면 굳이 개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이 확실시된 상황에서 당국이 (환율과 관련해) 어떠한 경계를 보이는지, 어느 정도의 구두 개입에 나서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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