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이재용의 경영 시계…삼성, 이달 내 ‘7만 전자’ 탈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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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1-10-05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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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분기 역대급 호실적 전망에도 두 달째 주가 반등 지지부진

  • 240조원 투자 계획 발표 후 대형 인수합병 없어…총수 결단 주목

지난 8월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지 50일을 넘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활동에 본격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파운드리 제2 공장 부지 선정을 기점으로 그동안 공언했던 투자 계획에 가속 페달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8일 발표가 예정된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이 이 부회장 경영 행보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역대급 실적이 예상되는 것은 호재지만, 여전히 주가가 7만원대에 머물며 저평가되고 있어, ‘국민주’란 명성이 무색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더욱 명확한 투자 계획이 이 부회장의 입에서 나올 때, 증권업계가 예상하는 올해 목표 주가 10만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 미국 파운드리 이달 종지부··· 李 출장설도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늦어도 이달 내 미국 파운드리 부지 선정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1월 삼성전자는 미국에 새로운 파운드리 공장을 세워 2024년 말부터 가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상태라, 최대한 빠르게 부지 선정을 해야만 완공 시기를 맞출 수 있다. 반도체 사업 특성상 공장 완공 이후에도 관련 설비 투입과 초정밀 공정에 필요한 시운전 등을 위한 준비 기간도 적잖이 필요하다. 가동까지 불과 3년여의 세월을 남겨둔 삼성전자로선 부지 확정을 연내 마무리 지을 공산이 크다.

업계 일각에서는 조속한 부지 계약을 위해 이 부회장이 직접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이란 관측을 내놓을 정도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이달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경영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매주 목요일마다 그가 출석해야 하는 삼성물산·바이오로직스 합병 및 회계 부정 의혹 등 재판이 오는 7일에는 열리지 않는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지난 1일부터 다음 주 14일 재판 전까지 적잖은 시간을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이 부회장이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확정된 바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3분기 역대급 실적 기대··· 7만 전자 넘어 10만 전자로

미국 출장을 차치하더라도, 이 부회장은 8일 예정된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더욱 적극적인 경영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공교롭게도 그의 가석방이 이뤄진 8월 이후 8만원대도 모자라 7만원대로 추락해 두 달째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복귀 이후 11일 만에 삼성전자가 내놓은 24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이 시장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2030년까지 이뤄지는 장기 투자 계획에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미국 파운드리 제2 공장을 비롯해 구체화한 투자가 수면 위로 나타나지 않은 이유가 큰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도 “삼성전자가 향후 투자 규모를 역대급으로 제시했지만, 대형 인수·합병(M&A) 등을 구체화하지 않으면서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4분기 이후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도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는 전방 수요 둔화와 D램 업황 내림세 진입 우려 등으로 계속 조정 국면을 타며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D램 업황 둔화 우려가 현 주가에 반영됐을 뿐만 아니라 연말 낸드플래시의 급격한 업황 둔화도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서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역할론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그가 가석방되기 전에는 투자 불확실성이 컸던 삼성전자가 이제는 투자 규모와 계획이 선 만큼 보다 속도감 있는 추진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을 둘러싼 취업제한 논란이 있지만,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이 격화되는 한편 삼성전자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또한 계속 하락하는 등 안심할 수 없는 현재는 총수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교육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지난 8월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첫 공식 외부일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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