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란 겪어보니...단일 운송보단 '복합물류'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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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10-0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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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전 세계적 공급망 마비가 현실화하고 있다. 해운대란 등 물류 차질은 공급망 위기를 더욱 심화시켰다. 글로벌 물류 기업들은 단일 운송수단에 대한 의존을 낮추고, 다양한 운송수단이 연계하는 '복합물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X판토스(이하 판토스)는 지난달 28일 서비스를 시작한 상하이발 유럽행 화물열차에 화주들의 짐을 싣기 시작했다. 해당 열차는 신장자치구 아라산커우, 카자흐스탄, 러시아,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독일 함부르크에 도착한다. 열차에는 자동차 부품, 태양광발전판 등 화물이 실린다.

판토스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물류사업권도 확보한 상태다. 판토스는 지난해 기준 주 2~3회 TSR과 TCR에 화물을 실어 왔다.

판토스 관계자는 “세계적인 흐름이 복합물류로 가고 있다”며 “열차나 항공이 해운을 대체할 수준의 규모는 아니지만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화주의 화물을 책임지고 또 지리적 제약을 초월하는 공급망을 갖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판토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03억원이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으로, 올해는 이마저도 넘어설 것이 전망된다. 모회사 LX인터내셔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1347억원)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한 5072억원이다. 단순한 물동량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을 넘어 복합물류 구축으로 인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가 2018년 수립한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전략은 대표적인 복합물류 전략이다. 머스크는 해상운송에 국한된 사업영역을 육상운송, 컨테이너 보관 및 관리, 전자상거래 플랫폼 구축, 도·소매 서비스 등 종합물류사업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중국-러시아-유럽을 잇는 해운·열차 복합물류 구축에 성공했다. 지난해 미국 소재 보관·배송회사인 퍼포먼스팀을 인수한 머스크는 최근 포르투갈 물류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이커머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화주부터 고객의 집 앞까지 책임지는 통합 물류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도 복합화물에 뛰어들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3월 중국 최대 민영 물류그룹 창지우와 중국-유럽 철도 운송 전문 브랜드 ‘ECT(Euro China Train)’를 설립했다. 현대글로비스가 가진 해운 물류 인프라와 중국발 유럽행 화물열차를 연계해 복합물류를 실현한다는 목표다. 다만 약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 화주를 확보하지 못해 화물열차에 짐을 싣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정부의 허가를 받는 게 쉽지 않은 작업”이라며 “내년이면 글로비스도 화물열차에 짐을 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은 복합물류와 관련해서는 답보 상태다. 당장은 선복량 10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한 개 분량) 달성 등 선박 거대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복합물류 등에 대한 투자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주요 채권단으로 있는 한 복합물류 투자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주인을 만난 후에서나 미래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MM의 컨테이너선(왼쪽)과 상하이발 유럽행 화물열차.[사진=HMM 제공, CCTV보도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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