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발 불안에.. 中 채권퉁 남향퉁 개통 첫날 시장 반응 ‘미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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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1-09-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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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날 거래액 7300억원...북향퉁에 못 미쳐

  • 헝다 디폴트 우려에···아시아 채권시장 요동

  • 중장기적으론 게임체인저···국제금융허브 위상↑

24일 열린 중국과 홍콩 간 채권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채권퉁 남향퉁 개통행사. [사진=신화통신]


중국 본토 투자자의 홍콩 역외 채권시장 투자를 허용하는 채권퉁(債券通) 남향퉁(南向通) 개통 첫날 투자 열기는 미적지근했다. 최근 중국 헝다발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가 고조되며 아시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게 단기적으로는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첫날 거래액 7300억원...북향퉁에 못 미쳐
24일 중국 인민은행, 홍콩금융관리국 등에 따르면 중국 본토 금융기관 40여곳이 이날 홍콩 역외 채권에 투자하는 남향퉁을 통해 40억 위안(약 7284억원)에 달하는 채권을 거래했다고 중국 제일재경일보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남향퉁은 연간 투자한도 5000억 위안, 일일 투자한도는 200억 위안으로 제한됐는데, 이에 훨씬 못 미치는 거래액이다. 앞서 2017년 7월 개통한 북향퉁(北向通) 첫날 거래보다도 저조하다. 북향퉁은 남향퉁과 반대로 외국인의 중국 본토 채권 투자를 허용하는 것이다. 중국은 2017년 7월 채권퉁 개통 당시 북향퉁을 우선 개통했는데, 당시 첫날 거래액만 70억 위안에 달하는 등 외국인의 투자 참여 열기는 뜨거웠었다. 

그로부터 4년 만에 개통된 남향퉁 거래가 미적지근한 건 최근 헝다발 리스크로 시장에 불안감이 고조된 게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밍밍 중신증권 채권담당 수석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서 "남향퉁이 중국 본토 금융기관들이 역외 채권을 거래하는 주요 통로가 될 것"이라면서도 "최근 신용위험 우려로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헝다 디폴트 우려에···아시아 채권시장 요동

ICE Bofa 아시아 하이일드(고수익 고위험) 달러채 지수 수익률. [자료=파이낸셜타임스]


실제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가 유동성 위기로 최근 만기가 도래한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며 아시아 채권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시아 고금리채권을 추종하는 ICE Bofa 아시아 하이일드(고수익 고위험) 달러채 지수 수익률은 이번 주 거의 12%까지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해 초에는 7%에 불과했다. FT에 따르면 아시아 하이일드 채권 시장에서 부동산 개발업체의 비중이 가장 많은 43%로, 이 중 대부분이 중국 기업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향퉁 개통 초기에는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짙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저우하오 코메르츠방크 신흥시장 담당 수석경제학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최근 중국 달러채 시장이 요동치고 부동산 기업 채권 리스크가 고조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리스크가 큰 채권은 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초기엔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부터 투자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그럼에도 이날 홍콩 금융관리국은 남향퉁에 대한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라며 첫 거래일 거래는 원활하게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향퉁 개통 초기엔 홍콩 달러와 위안화 표시 채권(딤섬채권) 현물 거래에만 국한됐지만, 차츰 미국 달러화 채권 등 다른 통화 표시 채권으로 거래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론 게임체인저···국제금융허브 위상↑
남향퉁 개통 첫해 누적 거래액은 약 2000억~30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중국 차이신망은 전망했다.

시장은 중장기적으로는 남향퉁 개통이 △중국 본토 투자자 투자 채널 확대 △홍콩 채권시장 활성화 △위안화 국제화 촉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 본토 채권시장과 비교해 저조한 홍콩 채권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며 홍콩의 국제금융허브로서 위상을 한층 더 높일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홍콩 채권시장 규모는 약 2조 홍콩달러(약 302조원)로, 중국 본토 채권시장(46조8000억 홍콩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

넬슨 초우 홍콩투자펀드협회 회장은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남향퉁 개통은 홍콩 채권시장에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홍콩 채권시장에 더 많은 자금과 투자자가 유입되는 만큼, 더 많은 국가 정부와 기업들이 홍콩에서 채권을 발행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아울러 이제 중국 본토 기관투자자들이 중국계 기업이 발행한 역외 달러채에 투자할 수 있게 됨으로써 중국 본토 투자자의 투자 채널을 넓히는 한편, 중국 기업이 역외 달러채 발행 비용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지난 4년간 채권퉁 북향퉁 개통 효과는 두드러졌다. 외국인 투자가 대거 유입되며 중국 본토 채권시장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채권퉁 개통 전 8500억 위안(약 155조원)에 불과했던 외국인의 중국 본토 채권 보유량은 연평균 40%씩 늘어나 현재 3조8700억 위안(약 706조원)에 달한다. 지난 4년간 외국인의 채권퉁 누적 거래액은 12조3000억 위안에 달한다. 전 세계 100대 자산운용사 중 78개가 채권퉁을 통해 중국 본토 채권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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