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견' 주상영 금통위원 "기준금리 올려도 집값·가계부채 못 잡는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근미 기자
입력 2021-09-15 08:2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한국은행 제공]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0.25% 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주상영 금통위원이 금리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주 위원은 이 자리에서 기준금리 조정만으로 현재의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지난 14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1년 17차 금통위 의사록(8월)'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를 제외한 5명의 금통위원 중 3명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명은 기준금리 추가인상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았고, 주상영 위원만 유일하게 기준금리를 0.5% 수준에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상영 위원은 "지난 6~7년간의 주택가격 상승세는 우려할 만한 현상이지만 기준금리의 미세조정으로 주택가격의 변동성을 제어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통화정책 본연의 목표는 경기와 물가 변동성을 완화하는 것으로서 그 유효성이 역사적으로 입증됐지만 주택시장 안정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제적 대응이 쉽지 않은 데다 주택경기와 실물경기의 순환 양상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경기안정과 물가 안정 목표와 충돌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주 위원은 또한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서는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억제할 수 없다는 견해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보면 2005년 이후 지난 17년간 하락 반전 없이 추세적으로 증가해 왔다"며 "(가계부채가) 기준금리 조절로는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준금리 인상으로 일시적 억제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고 가계대출 관행과 규제정책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 위원은 또한 GDP 성장률과 민간소비 전망에 대해 다소 회의적 시각을 내비쳤다. 주 위원은 "올해 수출과 제조업 생산 위주로 경제가 4% 성장하더라도 GDP는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GDP를 3% 웃도는 수준에 그치고 민간소비는 2019년 수준에 2% 이상 미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제조업 고용의 구조적 감소추세는 반전되지 않고 있다"며 "실업률이 하락했지만 구직단념자, 일시휴직자 등을 포괄하는 확장실업률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높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 확산 및 거리두기 강화가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에 비대칭적으로 가해진 충격이라는 점에서 GDP나 GDP 갭(실질성장률과 잠재성장률 간 차이)과 같은 총량 지표보다 서비스업의 업황과 고용 회복 추이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외부문의 건전성이 양호해진 한국경제는 국내경기의 완전환 회복을 뒷받침할 만한 재정과 통화정책 여력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