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바잉 꾸준…서울 아파트 44%는 20·30세대 매수

신동근 기자입력 : 2021-09-17 06:00
2030세대 청약가점으로 당첨 가능성 없어…"이번이 마지막 기회" "더 오를 것이라 생각하는 것…계속 오른다면 결국 합리적 선택" 아파트 비싸서 포기…비아파트로 수요이동

북서울꿈의숲에서 바라본 노원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아주경제DB]


2030세대의 '패닉바잉'이 지속하며 이들이 서울 아파트 주요 구매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의 2030세대 매입 비중은 전체 거래의 절반에 가까운 44.8%를 기록했다. 4646건 중 2082건이 20대 혹은 30대의 거래였으며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9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30세대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36.9%)과 비교하면 7.9%포인트(p) 급등했다. 2년 전인 2019년 7월 2030세대 매수 비중은 31.7%였다. 올해는 지난 4월 매수 비중이 39.2%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꾸준히 40%를 넘었다.

특히 서울에서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지역에서 2030세대의 매수가 많았다. 7월 기준으로 △노원구 214건 △강서구 208건 △성북구 150건 △동대문구 98건 △중랑구 91건 △도봉구 91건 순으로 매수가 많았다.

매입비율로는 강서구가 전체 거래량 366건 중 절반이 넘는 56.8%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성동구(54.5%) △마포구(53.7%) △중구(53.5%) △성북구(53%) △영등포구(50.9%) △광진구(50.7%) △금천구(50.5%) 순이었다.

노원구 월계동의 공인중개업자는 "최근엔 실제로 거주하려는 젊은 사람들이 집을 사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님 도움을 받고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현금 여력이 부족한 2030세대가 비교적 저렴한 서울 외곽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들에서는 6억원 이하 아파트도 찾아볼 수 있다. 6억원은 비교적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보금자리론,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다.

현재 정부는 금리인상, 집값 고점 경고, 대규모 공급책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젊은층의 '영끌대출(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통한 패닉바잉을 멈추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지난 7월 정부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진행했다. 또한 앞으로 순차적으로 10만 가구가 넘는 공급을 하겠다고도 밝혔다. 다만 최근 청약경쟁률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2030세대의 낮은 청약가점으로는 당첨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분양된 서울 아파트의 평균 경쟁률은 100대1이 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경쟁률이 크게 뛰었다. 경쟁률 상승에 따라 당첨 가점도 자연스럽게 오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당첨 청약 가점은 지난 2017년 44점에서 올해 59점으로 뛰었다. 최저가점 평균도 같은 기간 31점에서 57점이 됐다. 57점은 39세 가구주,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고점이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2030세대들은 신혼부부 특별공급 등이 있지만, 청약가점을 기준으로 보면 현실적으로 신규 아파트를 공급받기가 어렵다"며 "2030세대가 이런 사실들을 인지하고 마지막 매수 기회라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2030세대의 부모들은 앞서 부동산 투자를 통해 자산 가치를 성공적으로 높여왔던 세대"라며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자녀들의 아파트 마련을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2030세대가 매수한다고 하지만 자금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증여를 받는 것"이라며 "그들의 부모와 2030세대가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른다는 것에 베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조급하게 매수한다는 이유 등으로 '패닉바잉'이라고 현재는 평가하지만, 나중에 (집값이 오르면) 결국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특공찬스 제공…2030세대 '영끌'에서 '청약'으로 돌아서나 
또한 정부가 지난 7월부터 무주택 실수요자들에 대해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폭을 늘린 점도 2030세대의 영끌과 패닉바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 정부는 계속되는 2030세대의 영끌과 패닉바잉에 대해 지속해서 경고하면서도 특별공급 찬스를 제공하려고 준비 중이다.

앞서 김부겸 국무총리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최근 부동산 시장에 대해 "영끌이라고 합니까? 지금 어찌 보면 교란된 시장에 들어오는 젊은층에 큰 피해가 갈 수 있습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토교통부는 오는 11월부터 1인 가구나 소득이 많은 대기업 맞벌이 가구에도 민영아파트를 분양할 때 신혼부부(신혼)·생애최초(생초) 특별공급 청약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분양을 기다리지 않고, 아파트 매수에 나서는 2030세대의 불안감을 달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예 청약신청 자격이 안 되거나, 신청은 되더라도 가점 취득이 어려워 당첨 가능성이 낮은 사람에게는 이번 개편이 긍정적"이라며 "특히 추첨의 경우에는 물량이 적더라도 기회 자체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비아파트로 옮겨가는 2030세대 '패닉바잉'
2030세대의 패닉바잉이 빌라·연립 등 비아파트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에서 매매된 4만344가구의 비아파트 중 2030세대가 매입한 주택은 1만678가구로 전체의 24.6%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입 비중(19.5%)보다 5.1%p 오른 수치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8326가구·19.2%)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지만, 상승폭은 20대 이하와 30대가 컸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20대 이하와 30대의 매수 비중은 각각 2%p, 3.1%p 상승했다. 같은 기간 40대는 0.3%p 줄었고, 50대 비중은 2.1%p 감소했다.

2030세대 매수 비중이 큰 지역은 도심 업무지역과 가까운 마포구(35.4%)와 용산구(34.2%), 양천구(31.9%) 등이었다. 강남권 출퇴근이 수월한 성동구(29.6%)와 강서구(29%), 서초구(28.5%) 등도 2030 매수 비중이 서울 평균치보다 컸다.

다방 관계자는 "지난해 7월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아파트 전세금이 오르자 자금력이 부족한 2030세대가 비아파트 매매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보다 상품 경쟁력은 약해도 입지 경쟁력을 갖춘 도심 인근 지역 비아파트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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