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분할 SK이노베이션, 주가 반토막 날까… 개미 "우려" 증권사는 "장기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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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1-09-1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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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사업 분사에 속도를 내면서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래 성장성이 높은 배터리 분야가 분사하면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6일 배터리 및 석유개발사업(E&P) 물적 분할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SK배터리주식회사'를 신설할 예정이다.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분할기업 상장 등의 방식으로 투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향후 5년간 배터리 사업에 18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이 핵심사업 분할과 자회사 상장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수소, 태양광과 함께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꼽히는 배터리 사업이 분할될 경우 지주사로 남게 되는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7월 기업설명회를 열고 배터리 부문 분할을 공식화했을 때도 이같은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시가총액은 국내 다른 배터리 제조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13일 종가 기준 LG화학의 시가총액은 52조7325억원, 삼성SDI는 50조9545억원에 달한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의 시가총액은 23조702억원에 그쳤다.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배터리 분사 이슈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키며 배터리 부문을 분사한 LG화학도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100만원을 웃돌았던 LG화학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74만7000원을 기록했다. 미국 제네럴모터스(GM)의 볼트 리콜이라는 악재가 반영되기 전인 지난 달 20일 종가도 89만8000원으로 연초 고점 대비 10% 이상 빠진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될 경우 배터리 부문의 가치가 LG화학이 아닌 자회사에 반영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주가를 하락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부문을 분사한 후 주가가 급락한 사례는 SK그룹의 다른 사업분야에서도 발생했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사업 분야를 영위하고 있던 SK케미칼의 주가는 지난 2월 한때 46만7000원에 달했다. 하지만 핵심사업으로 꼽히는 바이오 부문이 지난 3월 SK바이오사이언스로 분할, 상장하면서 8월 한때 주가가 23만원대로 급락하기도 했다. 핵심 사업부가 분할되면서 주가가 사실상 '반토막'난 셈이다.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 주가도 SK케미칼처럼 반토막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 주가는 배터리 부문 분사가 공식 발표된 지난 7월 1일 전일 대비 8.79%(2만6000원) 하락한 26만9500원으로 마감했다.

주가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소액주주들은 분할에 반대표를 던지는 중이다. 한 주주는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청원글에서 "SK이노베이션이 성장성이 높은 배터리만 물적분할해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배터리 분할이 장기적으로는 SK이노베이션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중이다. 분할에 따른 지분 희석보다 배터리산업의 성장효과가 더 크고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현물배당 등 주주친화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물적분할로 인한 지분 희석 우려보다 시장점유율 상승 효과가 크다"며 "지분 희석은 28% 수준에 그치겠지만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인한 배터리부문 가치는 94%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적어도 1년 내 배터리부문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고 내년부터 자회사 현물배당 지급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주주친화적 대응을 하고 있다"며 "단기간 내 신설법인에 대한 보유 지분율 변화가 없다는 점은 주가 할인율 적용과 거리두기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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