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화학 연구 물품 배송도 ‘풀필먼트 시스템’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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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스마트잭 대표
입력 2021-09-06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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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장보기가 일상화됐다. 일상에 필요한 모든 상품과 서비스가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이뤄지는 ‘라이프 플랫폼’ 시대가 열리면서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은 한국에만 있는 새로운 유통혁명을 가져왔다. 손가락으로 터치만 하면 언제든 내가 구매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신선식품 당일배송’이 화두로 떠오르며, 새벽에 배달한다는 아이디어의 기발함을 넘어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다.

이커머스로 배달되던 제품이 주로 공산품이었던 이유는 신선식품은 유통과정에서 선도가 떨어지거나 상하게 되는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위험을 없애기 위해 콜드 체인 등과 같은 물류 시스템을 구축, 공급자 중심의 시장으로 남아있던 신선식품 시장을 당일배송 전문 분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전 유통채널에 ‘배송 전쟁’이 일어났다. 각 기업에서는 배송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물류센터를 새로 짓고 배송 인력 모집에 나서며, 고객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당일배송, 당일반품 등 고객 만족도를 제고하고 온디맨드(On-Demand: 수요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스템이나 전략 등을 총칭)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며 배송과 물류 시장의 몸집은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런데 유독 연구 물품 시장만은 여전히 공급자 중심의 유통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장보기가 일상화가 된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전화나 대면 주문으로 연구 물품을 구매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물품 구매로 이어지는 피해는 소비자인 연구원들이 다 감당하고 있다. 특히 화학약품의 배송은 외국에서 수입해오는 경우가 많아서 국내 대리점에서 물량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연구원들은 정확한 배송일을 알 수 없고 마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물품 가격 책정에서도 소비자가 더 불리하다. 외국에서 수입해오는 약품의 경우 시세와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정가 확인이 어려우며, 세금계산서 발행과 같은 행정업무 처리도 거의 불가능하다. 구매 목록을 따로 저장하지 않았을 경우 중복 구매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아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유통시장의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제조에서부터 물류까지 단계별 혁신이 필요하다. 연구 물품은 일반 상품과 다르게 연구실에 귀속되는 자산이기에 연구 인벤토리에 기록을 남기는 것이 필수인 만큼, 물품 구매에서부터 사용 이력, 재고량 등 물품의 생애주기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연구 필요한 물품을 한 곳에서 비교 구매해 주문과정을 간소화하고, 실험에서 자주 사용하는 약품은 필요한 시기에 당일배송을 받아볼 수 있는 ‘풀필먼트'(Fulfillment)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연구원들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고, 공급자와 수요자가 상생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온라인 쇼핑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이 증가하고 있는 때다. 수요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물류 시스템을 통해 효율적인 유통망을 신설해야 한다. 그 기반으로 투명한 유통구조를 건설하고 편리한 배송 서비스로 유통시장의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
 

화학 연구실에 필요한 시약관리 앱 '랩매니저' 등을 개발·서비스 중인 김건우 스마트잭 CEO [사진=스마트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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