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윤요섭 SK매직 대표, 사업 다각화로 ‘몸값’ 키운다…방점은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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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1-09-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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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차이는 그 기업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 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토마스 제이 왓슨 전 IBM 회장이 남긴 말이다. 기업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역할이다. 이는 곧, 기업(Company)은 리더(Chief)의 역량에 따라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기업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아주경제는 기업(Company)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C(Chief : CEO or CFO or CTO)에 대해 조명해보려 한다. <편집자 주>
 
“과거의 생각과 방법 대신 새로운 사고로 무장,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성장을 위한 새로운 모멘텀 발굴.”

지난 1월 선임된 윤요섭 SK매직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에게 강조한 핵심 키워드다. 당시 윤 대표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아이템, 제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글로벌화 등을 제시했다.

취임 후 9개월차에 접어들고 있는 그는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것처럼 제품·서비스와 판매 경로를 다각화하는 방식으로 사업의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올해 SK매직이 만들어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중 눈에 띄는 것은 삼성전자와의 협업이다.

양사는 지난 5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SK매직 플랫폼에서 판매 △삼성전자 가전제품과 SK매직 렌털서비스를 결합한 상품 출시 △SK그룹 관계사 및 다양한 구독플랫폼으로 판매 채널 확장 등에서 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실제로 SK매직은 6월 자사의 렌털서비스와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을 결합한 상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세탁기, 건조기, 의류청정기, 에어컨, 냉장고·김치냉장고 등 5개 품목에서 총 17개 제품을 대상으로 렌털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는 양사의 협업을 통해 SK매직은 렌털 서비스 제공 품목에 대형 제품을 확보하고 삼성전자는 렌털 서비스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매직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윤 대표 역시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제휴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렌탈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요섭 SK매직 대표이사(왼쪽)와 강봉구 삼성전자 한국총괄(부사장)이 지난 5월 전략적 사업 제휴를 위한 MOU를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매직 제공]
 

SK그룹 내에서 이미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계열사와 협업을 늘려가는 점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를 통해 제품군을 다각화한 뒤 계열사들의 판매 채널을 통해 동반 상승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SK매직은 우선 지난 3월 SK텔레콤과 업무 제휴를 맺고 전국 약 3500개 SKT 매장에서 자사 제품의 렌털 상담·가입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향후 SK텔레콤과 지속적인 업무 제휴를 통해 결합 상품, 인공지능(AI) 관련 상품 등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도 함께 선보일 방침이다.

SK텔레콤과의 협업 배경에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SK매직 관계자는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고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브랜드의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으로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체험형 매장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올해 5월에는 11번가와 손잡고 전자상거래 경쟁력 강화도 도모했다. 양사가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JBP)을 맺고 공동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양사의 협업을 통해 SK매직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인덕션 등 주요 판매·렌털 제품의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재무통’ 윤 대표, IPO 임무 완수할 수 있을까...외부 변수가 관건
1994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SK네트웍스의 전신인 ㈜선경에 입사한 윤 대표는 이후 2011년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금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SK네트웍스에서는 국제금융팀장, 금융팀장, 재무실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1월에는 SK매직 경영전략본부장으로 부임했다.

지난해 말 SK매직이 윤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소개하자 업계에서는 그에게 주어진 임무가 SK매직의 기업공개(IPO)일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재계에 따르면 당시 SK매직은 금융, 재무기획, 인수합병, 해외영업, 브랜드 통합전략 수립 등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윤 대표를 선임해 젊은 리더십을 기반으로 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고자 했다.

SK매직 관계자도 그의 대표이사 선임 배경과 관련해 “미래성장을 위한 연구·개발(R&D), 디자인 등 본원적 경쟁력, 글로벌 비즈니스 실행력 등의 강화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변화와 혁신의 강한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재무통’으로 평가받는 윤 대표가 부임하고, 올해 펼친 적극적인 다각화 전략을 편 끝에 SK매직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약 5.5% 성장한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3%가량 떨어진 것은 아쉽지만 렌털 업계에서 중요한 지표로 생각하는 계정수 측면에서 성장을 거둔 것은 고무적이다.

SK매직에 따르면 지난해 말 누적 기준 202만개였던 계정수는 지난 2분기 누적 기준 211만개로 약 4.5% 성장했다.

재계에서는 최근 IPO 열기가 꺾이는 상황을 거론하며 SK매직이 적기를 놓친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과 추후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므로 성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다만 SK매직이 언제든지 IPO를 시도할 자원과 역량이 충분하다는 데는 전반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와 증권가는 SK매직 IPO 여부·시기 등과 관련해 기업 외부 요인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매직의 상장 여부와 관련해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점, 이 회사의 100% 주주인 SK네트웍스가 ‘오너 리스크’를 겪고 있다는 점 등이 주요 외부 요인으로 꼽힌다.

재계는 SK네트웍스가 대표이사인 최신원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SK매직 IPO를 진행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고 있다. ESG 경영이 산업계 화두로 떠오르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IPO를 강행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매직은 IPO에 의욕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회사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IPO와 같은 중대한 의사결정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공유 경제 확산 등 업계 전망이 밝기 때문에 지속해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다면 추후 IPO에서 충분히 흥행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윤요섭 SK매직 대표이사 [사진=SK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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