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에…뛰는 예적금 금리, 나는 대출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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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9-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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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3일부터 가산금리가 오릅니다. 매주 월요일 변동되는 기준금리 인상분까지 합하면 다음 주부터는 대출금리가 더 오를거예요. 만약 대출 받을 예정이시라면 2일까지 미리 받아두시는 게 나을 거예요."

10월 중순 이사를 앞둔 A씨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러가자 한 시중은행 창구 직원이 귀띔한 말이다. 다음 주 받으면 많게는 0.6%포인트까지 금리가 오를 것으로 판단된 A씨는 예정보다 일정을 앞당겨 주담대 서류를 접수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인상된 가운데 대출금리가 더 큰 폭으로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 정책으로 수신금리는 기준금리 인상분 만큼만 오르지만, 대출금리는 가산금리까지 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시중은행 창구에선 3일부터 가산금리가 오른다는 소식을 안내하면서 대출을 미리 받아두려는 가수요가 폭발하는 모양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금리는 이번주부터 0.2~0.3%포인트 가량 올랐다. 하나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3일부터 연 0.1~0.3%포인트(p) 올린다. 거치식예금(정기예금)은 최고 연 0.2%포인트 인상되고, 적립식예금(적금)은 최고 연 0.3%포인트 오른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각각 연 0.1~0.3%포인트, 0.05~0.35%포인트 인상해 적용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수신금리를 0.2~0.3%포인트 상향해 반영했고, 인터넷은행 케이뱅크 역시 지난달 28일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다. KB국민은행과 카카오뱅크 등은 인상 시기와 인상폭을 고민 중이다. 해당 은행들의 수신금리 오름폭은 0.25%포인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대출금리 인상폭은 한층 더 가파르다. 대출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전부터 일찌감치 오름세를 나타냈다. 대출금리 산정지표인 채권 및 금융상품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선제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7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81%로 2019년 5월(2.93%)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높았고, 신용대출 금리도 연 3.89%로 2019년 11월(3.90%)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특히 변동형 대출금리 산정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5월 0.82%, 6월 0.92%, 지난달 0.95%로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코픽스의 경우 1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코픽스는 정기 예·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금융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의 수신상품 자금의 평균 비용을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

주담대 금리 인상 영향으로 가수요가 증가하면서 8월 주담대 잔액은 493조4148억원으로 7월 489조5837억원 대비 3조8311억원 늘었다. 올해 최대 증가액으로 7월 증가액 3조8237억원에 이어 두달 연속 4조원에 육박하는 증가액을 나타냈다.

시장금리 인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연내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성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 경제의 개선추세 지속, 코로나 백신접종 속도, 정책당국의 부채위험 축소의지 등 을 고려할 때, 올해 11월과 내년 중반 신임 총재 취임 이후 등 총 두 차례에 걸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금융권 관계자 역시 "수신금리 인상분 반영과 금융당국이 5% 수준으로 대출총량 규제를 하고 있다는 명분이 있어 은행권이 대출 금리를 조정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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