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늦춰진 LG에너지솔루션 "10월까지 IPO 추진 여부 확정"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동 기자
입력 2021-08-30 11:1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화재로 인한 리콜 악재로 기업공개(IPO) 절차에 제동이 걸린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 가치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올해 초 시장의 평가가 100조원에 가까웠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몸값이 낮아진다는 평가 탓이다. 특히 주요 경쟁사인 중국 CATL의 성장세에 비해 다소 뒤처진 모습을 보이는 점이 가치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30일 제너럴모터스(GM)의 리콜 조치 방안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한 이후 IPO를 지속 추진할지 여부를 10월까지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심사가 돌연 기간이 연장된 것에 따른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한국거래소(KRX)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 상장 심사를 받아왔다. 통상 45거래일이 소요되는 심사 기간은 이달 10일 종료됐으나 통과 여부가 밝혀지지 않고 심사 기간이 연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시장은 최근 제너럴모터스(GM)의 추가 리콜 조치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GM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장착된 볼트EV와 파생작 볼트EUV에 대한 추가 리콜을 실시했다.

지난해 11월 리콜 조치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받은 차량에 화재가 일어난 탓이다. 볼트EV에 대한 리콜 조치는 이번이 3번째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리콜 제품에 대한 상세 분석 및 다양한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며 "제품 이상 여부를 빠르게 파악하고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시스템도 추가적으로 개발해 곧 적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리콜 조치 등 악재가 겹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 가치가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의 근거는 경쟁사인 CATL의 몸값이었다. CATL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0월 초 95조원 수준이었으나 이달 213조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지난해 10월 분사 당시 50조원 수준에서 평가됐던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 가치도 2배가량인 100조원 수준까지 내다볼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최근 들어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유사하던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올해 들어 급격히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 지난해 연간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2위인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각각 24%와 23.5%로 유사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중국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크게 회복되면서 CATL이 독주하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CATL이 29.9%를 기록해 LG에너지솔루션(24.5%)을 크게 앞질렀다.

금융투자업계 연구원은 "얼마 전까지는 CATL에 비해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저평가됐다는 의견에 설득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이 주력이라 각형이 주력인 CATL에 밀리게 될 경우 아예 성장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이은 리콜과 그로 인한 충당금 문제도 당장 기업 가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이후 지금까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포함해 총 4번 분기 충당금을 설정했다.

이번 GM 리콜에 대해서도 아직 배터리 결함 문제로 확정되지 않았으나 4000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설정해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최대 성장동력원으로 꼽혔던 배터리에 대한 안전성과 품질 문제로 향후 가격 협상력 등이 약화될 수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익 및 사업 불확실성 해소 전까지 투자 매력도가 높지 않다"며 "대안으로 국내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의 투자 매력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