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이재명 "국민 눈높이 미치지 못했다"....온도차 보인 여·야 반응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먹방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이 지사는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쿠팡 화재 당시 경기지사로서 저의 대응에 대해 논란이 있다”며 “저의 판단과 행동이 주권자인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경남 일정 중 창원에서 실시간 상황보고를 받고 대응조치 중 밤늦게 현장지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음날의 고성군 일정을 취소하고 새벽 1시 반경 사고현장을 찾았다”며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었지만 모든 일정을 즉시 취소하고 더 빨리 현장에 갔어야 마땅했다는 지적이 옳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앞으로 권한과 책임을 맡긴 경기도민을 더 존중하며 더 낮은 자세로 더 성실하게 섬기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지난 6월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대형 화재 당시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황교익씨의 먹방 유튜브를 녹화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 후보가 황씨와 촬영을 한 당일은 종일 화재가 진압되지 않은 데다 진화 작업에 나섰던 50대 소방 구조대장이 실종됐던 사고가 있었다.

이를 두고 여야 대권 주자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동시에 이 지사의 사고 당일 행적 공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지난 6월 17일 다음 날 일정을 취소하고 경기도로 복귀하기로 했다. 다만 해당 결정이 황씨와의 유튜브 촬영을 끝낸 후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재난보다 황씨와의 촬영이 더 중요했냐”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새벽 1시 30분경 이천 사고 현장에 도착한 이 지사는 진압 상황을 보고받은 후 현장을 살폈다.

이 지사의 사과에도 야당 대권 주자들은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 이기인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반성한 듯 보이지만 그게 아니다"라며 "참사 중 관외에서 떡볶이 먹방을 찍었던 무개념 행동에는 변명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SNS를 통해 "이 지사가 할 일은 사과가 아니라 귀가"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이재명 후보께서 깔끔하게 사과했다. 고맙다"라며 "이제 논란은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SNS에 "이재명 후보가 (소방관) 국가직 전환 여부와 관계없이 도지사로서의 책임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사과했으니 이제 이 문제를 우리 당내에서 제기하는 일이 없어야겠다"고 적었다.
 

21일 이재명 지사가 자신의 SNS에 게재한 사과문. [사진=이재명 경기지사 SNS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