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막히는 탈레반…"아프간 빈곤 더 가혹해 질 것"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8-19 10:5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국제사회가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 돈줄 죄기에 나서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아프간에 대한 금융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IMF는 아프간의 특별인출권(SDR) 배정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SDR는 IMF 회원국이 달러를 비롯해 주요 국제통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이는 빈국들의 외환위기를 막기 위한 것이다. IMF는 오는 23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적 상황이 악화한 빈국들을 지원하기 위해 6500억 달러(약 761조원) 규모의 SDR를 재배정할 예정이었다.

아프간에 배정된 인출권은 4억5500만 달러(약 5300억원) 규모다.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아프가니스탄인 시위대가 탈레반에 대항하다 숨진 아흐마드 샤 마수드 사령관의 초상화를 들고 탈레반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IMF 대변인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언제나 그렇듯 IMF는 국제사회의 관점을 따른다"면서 "현재 국제사회에서 아프간 정부에 대한 인정 여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때문에 (탈레반 정부는) SDR나 IMF 자산을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IMF 규정에 따르면 190개국 국가들은 글로벌 경제 생산의 지분에 따라 인출권 규모가 정해지면, 아프간은 0.07%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접근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현재 이처럼 인출권이 제한된 국가는 베네수엘라와 미얀마도 포함된다.

앞서 미국은 아프간의 보유 외환도 동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아프간 전체를 제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아프간이 인권 탄압을 이어가고, 테러리스트 지원을 이어갈 경우 제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즈말 아흐마디 전 아프간 중앙은행 총재는 아프간 중앙은행 자산이 미국 연방준비제도, 국제결제은행(BIS), 세계은행(WB) 등에 묶여 있으며, 규모는 약 90억 달러 정도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달러 부족과 가파른 물가 상승이 수많은 아프간 이들의 국외 이동을 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카불을 탈출한 아흐마디 전 총재는 아프간의 외화 대부분은 외국에 예치돼 있으며,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프간 경제는 현재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군사 지출, 국외 원조, 90억 달러에 달하는 보유외환 사용 등에 경제 대부분을 의지해왔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런 자원들도 동나고 있어, 아프간의 생활 수준은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카불 공항에서 엄청난 엑소더스가 이뤄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장기적으로 더욱더 많은 이민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만약 유럽이나 다른 국가들이 그것을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위기가 아프간 정세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탈레반의 인권 침해가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FT는 "금융 위기는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대부분의 고위 정부 관리들이 아프간을 탈출한 이후 권력을 강화해야 하는 탈레반의 노력을 더욱 더 힘들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 킹스 칼리지의 전쟁학과 수석 강사인 루드라 초드후리는 "탈레반 정부는 통합해야 할 것이 많이 있다"면서 "그들은 공무원도 없고 행정 간부도 없기 때문에 시스템을 함께 유지하기 위해 옛 정부의 일부가 필요할 수 있으며, 전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