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 상장의 명암] 한국조선해양 ​주주 걱정 커진다… LG·SK 이어 지주사 할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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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입력 2021-08-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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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회사 현대중공업 9월 IPO 대어로 증시 데뷔

  • 상장 이후 조선지주사는 기업가치 영향 불가피

  • SK바사 떼어낸 SK케미칼 주가 반토막 대표적

[사진=현대중공업]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현대중공업의 상장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모회사 한국조선해양의 주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의 핵심 자회사다.

자회사의 상장을 모회사 주주가 달갑지 않게 여기는 이유는 지주사 할인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이 상장해 모회사와 별도로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가 매겨진다면 그만큼 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중공업, 조선주 대장주 등극 가능성

현대중공업은 지난 10일 코스피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총 공모 주식수는 1800만주로 전량 신주 발행될 예정이다. 1주당 희망공모가액은 최저 5만2000원에서 최고 6만원 수준이다. 이에 따른 최대 공모 자금은 약 1조800억원이다.

수요예측은 오는 9월 2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며 이후 7일부터 8일까지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이후 9월 중에 상장까지 마친다는 게 현대중공업 측의 계획이다.

상장이 마무리 되면 공모후 주식수는 총 8877만3116주가 된다. 희망공모가액 최상단을 단순 적용하면 현대중공업의 시총은 최대 5조3263억원 수준이다. 경쟁사인 삼성중공업의 시가총액은, 4조1000억원대, 한식구인 현대미포조선의 시총은 3조1600원규모다. 상장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현대중공업은 모회사 한국조선해양(약 8조4220억원)에 이어 조선업 2위 기업이 된다.

문제는 아예 현대중공업이 조선업 대장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상장해 떨어져 나가는 자회사가 잘나가면 모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호재가 아니다. 현대중공업이 모회사 한국조선해양의 시총을 그만큼 가져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바로 지주사할인 이슈다.
 
조선지주사, 조선자회사 상장하면 지주사 할인 불가피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모자회사로 연결된 것은 지난 2019년부터다. 당시 현대중공업지주는 산하의 '현대중공업'을 물적분할해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으로 나눴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의 지분 100%를 가진 상장법인으로 남게됐고 현대중공업은 비상장사로 신설됐다.

현재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지주 산하의 조선사를 지배하는 조선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산하에 현대중공업(100%)과 현대삼호중공업(80.54%), 현대미포조선(42.40%)의 조선업체가 자회사로 있기 때문이다. 이중 자산규모 13조원대의 현대중공업과 4조원대의 현대삼호중공업은 비상장사며, 3조원대의 현대미포조선은 코스피 상장사다.

현재 조선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기업가치 대부분은 조선업을 영위하는 비상장 자회사가 쌓아올린 셈이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바로 현대중공업이다.

이때문에 현대중공업이 따로 상장을 할 경우 주식시장에는 일명 더블카운팅(중복 계산) 문제가 생긴다.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주사의 기업가치가 낮아지는 '지주사 할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지주사할인은 모회사와 자회사가 모두 상장하는 경우가 많은 국내 증시에서만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의 경우 지주사 역할을 하는 모회사가 상장을 하면 자회사는 비상장사로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지주사 할인 이슈가 없다.

하지만 한국 증시에는 모·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하고 지주사 할인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시총이 3조7000억원 규모인 롯데지주는 시총이 8조5000억원에 달하는 롯데케미칼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롯데그룹의 화학업종에 대한 기업가치는 롯데지주가 아니라 롯데케미칼에 몰려 있는 것이다. 만약 롯데케미칼이 비상장사였다면 모회사 롯데지주가 가져갔을 몫이다.
 
LG, SK 이어 현대중공업까지…주주들 불만 높아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의 자회사 상장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관련 주주들의 불만도 높다.

앞서 LG화학이 지난해 말 배터리사업 분야를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한 뒤 연내 상장을 목표로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연초 1주당 100만원을 넘어가던 LG화학의 주가는 현재 80만원 대에서 거래 중이다.

최근 계열사 상장에 한창인 SK그룹도 지주사 할인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분할을 예고한 뒤 주가가 떨어지는 추세다. SK케미칼은 바이오사업을 떼어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상장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3월 상장 이후 주가가 두배 이상 오르며 22조원대의 시총을 형성한 반면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이후 주가가 반토막났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계속되는 사업의 분할과 상장 등이 각 기업이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것을 의심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한 개인 주주들에 대한 배려가 크게 부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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