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퍼시스 너마저”… 가구업계 ‘도미노 가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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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1-08-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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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구업계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 불가피”

  • 중소업체는 가격 부담 떠안아… “공공 조달 필요”

서울 송파구 소재 퍼시스 본사 전경. [사진=퍼시스그룹 제공]
 

국내 1위 사무 가구업체 퍼시스가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이로써 퍼시스그룹 전체 6개 브랜드 중 4개 브랜드가 가격 인상 도미노에 합류하게 됐다. 가구업계는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인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작 사정이 어려운 중소 가구업체들은 선뜻 가격 인상에 나서지 못하면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퍼시스는 다음 달부터 대부분 제품의 가격을 평균 5% 인상한다. 앞서 퍼시스그룹에선 일룸과 데스커가 지난 6월 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시디즈도 이달부터 전체 제품 가격을 올렸다. 인상 폭은 5% 안팎이다. 회사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에 따라 판매가 조정이 불가피했다”며 “슬로우 등 다른 브랜드도 수시로 가격 조정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가격 인상 바람은 가구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올 초부터 한샘, 현대리바트 등 주요 가구업체와 시몬스, 에이스, 씰리 등 침대‧매트리스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다. 시몬스의 경우 지난 4월 가격을 최대 15%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 또다시 최대 10% 인상했다. 한샘도 지난 4월과 6월 연달아 5%씩 가격을 올렸다. 

가구업계가 도미노 가격 인상에 나선 건 원자재가격 상승 영향이 크다. 코로나19로 세계 벌목량이 줄며 목재 가격이 오른 데다 인건비, 운송비 등이 일제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체 목재의 약 85%를 수입하는 국내 가구업계는 타격이 심각한 상황이다. 

대한목재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수입목재 가격은 전달 대비 평균 6.9% 올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승 폭은 더욱더 가파르다. 가구에 주로 사용되는 러시아재 제재목의 3.6m·3.0㎝·3.0㎝ 규격 기준 가격은 지난해 6월 33만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63만원으로 두 배(90.9%)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뉴질랜드 소나무(뉴송)도 동일한 규격의 가격이 58.1% 올랐다.

업계는 원자재가격 상승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홈퍼니싱(집꾸미기)과 리모델링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가격 인상 릴레이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몬스가구 등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업체들도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고, 이미 한두 차례 인상한 업체들도 추가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와 달리 중소 업체들은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대형 브랜드에 비해 그나마 우위에 있는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원자재 수급도 어려운데, 원가 부담마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중소 업체들의 경영 애로는 날로 커지고 있다. 

중소가구 단체인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김화만 회장은 “규모가 큰 기업들은 제품 가격 인상 등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자구책을 마련하는데, 작은 기업들은 계속 작아질 수밖에 없다”며 “조달청을 통한 공공 조달 등 원자재 수급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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