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룰 시행 두고 은행·가상화폐 거래소 입장차…당국 “트래블 룰 내년 3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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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1-08-0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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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협은행, 빗썸·코인원에 ‘코인 이동제한’ 요구

  • 거래소 업계 “계좌발급 좌우하는 은행 요구 무시할 수 없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최근 농협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코인원에 코인의 입·출금을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농협은행은 현재 실명계좌 제휴 관계인 양 사에 트래블 룰 체계를 구축하기 전까지는 코인의 입·출금을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거래소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상자산(가상화폐·코인)의 거래소 간 이전 시 정보제공 기준을 뜻하는 트래블 룰의 시행을 두고 실명계좌를 발급한 은행과 가상화폐 업계 간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5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정한 트래블 룰을 지키기 어렵기 때문에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까지는 일단 코인의 이동을 막아달라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요구인 만큼 당장 따라야 할 의무는 없지만 실명계좌 발급 계약 연장이 필요한 만큼 무작정 피할 수 없는 처지다.

빗썸과 코인원 측은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내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다른 은행들의 요청은 없었지만 빗썸과 코인원 외 거래소들도 관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내년 3월로 예정된 시행 시기에 앞선 제안에 거래소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실명계좌 발급을 좌우하는 은행의 요청을 거부할 수도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양 측이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금융당국은 트래블 룰의 시행 시기를 내년 3월 25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각 거래소가 이때까지만 트래블 룰 적용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면 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측은 “거래소들은 트래블 룰 시스템을 내년 3월 25일까지만 구축하면 된다”며 “시행령 부칙으로 1년간 트래블 룰 시행을 유예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래블 룰에 따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에서는 거래소 간 코인을 이전할 경우 송·수신자의 이름, 가상자산 주소를 제공하도록 규정했다. 트래블 룰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가상자산 전송 시 송·수신자 정보를 모두 수집해야 하는 의무를 사업자(거래소)에 부과한 규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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