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비용도 못 버는 좀비기업 증가… 중기, 줄도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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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08-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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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당분간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경영 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금융권에서는 한계기업을 주로 한 줄도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는 한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 이들의 자금조달 창구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자 비용도 벌지 못하는 좀비기업도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한계에 달한 중소기업까지 부실화할 경우 금융권은 물론 한국경제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소기업 경영 휘청이는데… 앞으로가 더 문제
기업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 7월 기준 87로 집계돼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BSI 비율이 100보다 낮으면 경기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중소기업만 놓고 보면 85를 기록해 전달보다 3포인트나 떨어졌으며, 지난 5월(8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악화에 따라 경영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 중소기업이 많았다는 의미로, 이는 대기업 BSI는 107을 기록했다는 점과도 비교된다.

문제는 경영 악화에 따른 중소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의 자금조달 창구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3으로 집계됐다. 대출태도지수가 양의 값이면 대출 심사를 완화하겠다는 은행이, 음의 값이면 강화하겠다는 은행이 더 많다는 뜻이다. 전분기의 경우 중소기업의 대출태도지수가 9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심사를 더 깐깐하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사실상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일부 은행들은 이미 건설업, 철강업 등 경기민감 업종을 대상으로 한 대출 비중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 바 있다.

중소기업은 회사채 등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녹록지 않다. 중소기업의 경우 자체 신용으로는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데다, 발행했더라도 'BBB'급 이하의 비우량채권으로 분류돼 투자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좀비기업 수두룩… 대규모 부도 우려도
이미 시장에서는 한계에 달한 중소기업들의 줄도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좀비기업은 50.9%로 절반이 넘는다. 중소기업 10곳 중 5곳은 대출로 연명하는 좀비기업인 셈이다. 금융당국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을 이어가고 있는데도 좀비기업 규모가 커졌다는 점에서, 향후 금융지원 종료 시 좀비기업 비율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도 좀비기업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좀비기업뿐 아니라 일반 중소기업들의 빚을 갚을 능력도 빠지고 있다. 대출상환 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신용 위험지수’를 살펴보면 중소기업은 15를 기록했다.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 지속되고 있어 중소기업들의 신용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금융당국의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유예 조치에 따른 착시효과에 불과하다. 특히 좀비기업은 외부의 자금 지원 없이 독자적인 생존이 불가능한 만큼, 향후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원리금을 갚지 못하고 파산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종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되면 취약 부문의 신용리스크가 한꺼번에 커져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특히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좀비기업들에 무조건적인 금융지원보다는 구조조정 등 적절한 퇴출 절차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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