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리스크·인화세 인상 '겹악재'…홍콩증시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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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08-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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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일부터 인화세 0.1%→0.13% 인상...29년만에 처음

  • 중국發 규제 리스크...당분간 조정장 예상

홍콩거래소[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규제 리스크'와 '인화세(印花稅·거래세의 일종) 인상'이라는 겹악재에 직면한 홍콩 증시가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시장은 관측하고 있다.
 
29년 만에 인화세 인상...홍콩 증시, 당분간 조정장 예상

2일 닛케이아시안리뷰(NAR)는 인화세 인상으로 홍콩 증시가 단기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투자 자금이 A주(중국 본토 증시)로 회귀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홍콩거래소는 지난 1일부터 인화세를 0.1%에서 0.13%로 0.03% 포인트 인상했다. 1993년 이후 약 29년 만의 인상이다. 

인화세 인상으로 투자 심리는 꺾였다. 인화세 인상 둘째 날인 3일 중국 본토에서 홍콩 증시로 유입된 남향자금이 반나절만에 37억4000만 홍콩달러(약 552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전날만해도 순매도액은 9억 홍콩달러에 불과했는데, 3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인화세 인상에 따른 거래 비용 상승 부담을 떠안으면서 홍콩증시가 당분간 조정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다만 인화세 인상이 더 많은 세수를 가져다줄 것으로 홍콩 정부는 기대했다. 홍콩 정부는 "인화세율 인상으로 늘어난 세수는 재정지출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홍콩 경제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인화세수는 총 332억 홍콩달러였다.
 
계속되는 공산당 규제 리스크...빅테크·사교육에 이어 이번엔 게임?

중국 공산당 리스크도 당분간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홍콩 증시에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의 가중치가 높아져 최근 빅테크 규제 관련 시장 매도세에 더 취약했었다. 

실제로 홍콩 증시에서는 지난 6월부터 7000억 달러(약 804조원)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중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 사교육 규제 우려로 지난주에만 3907억 달러어치 시총이 증발했다고 NAR은 집계했다. 이 여파로 홍콩 주식시장은 시총 기준 전 세계 3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일 중국 규제 외연이 게임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이날 홍콩 시장에 상장된 중국 게임주가 급락했다. 

구체적으로 이날 오전장에서 텐센트(00700.HK)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0.23% 하락한 426.40홍콩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로 인해 시총 4600억 홍콩달러(약 68조원)가 순식간에 증발했다. 

또 다른 중국 게임업체인 넷이즈(09999.HK)와 CMGE 테크놀로지(00302.HK) 주가도 각각 11.76%, 20.94% 급락했고, 심동네트워크(02400.HK)도 11.97% 약세를 보였다. 

이처럼 게임 관련주가 급락한 데에는 이날 중국 관영 언론이 온라인 게임을 '정신 아편(마약)'이라고 낙인찍은 영향이 크다. 현재 해당 사설은 삭제된 상태이지만 파급력이 어마어마했다. 

신화통신의 자매지인 경제참고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많은 청소년들이 온라인 게임에 중독됐고 이는 그들의 성장에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하며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촉구했다. 

특히 텐센트 자체 모바일 게임인 '왕자영요(王者榮耀)'를 예로 들며 모바일 게임은 '정신 아편'이고, "어떤 산업, 어떤 스포츠도 한 세대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발전이 허용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국민 게임인 왕자영요는 텐센트가 2015년 11월 출시한 'MOBA(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 모바일게임으로, 6년 가까이 인기몰이 중이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이 빅테크 기업에 이어 게임 분야에 대한 단속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졌다"며 "중국은 지난 2019년부터 셧다운제를 시행 중이지만 이번에 더 강화된 조치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왕자영요 갈무리]

 
​시장 변동성 계속..."아직 저가매수 타이밍 아냐"

전문가들은 중국발 규제로 인한 시장 변동성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중국 당국의 규제, 특히 사교육기업에 대한 당국의 규제 강화로 리스크 회피를 겨냥한 매도세가 쏟아지면서 지난주 홍콩 증시가 급락했다며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장기 투자자들은 아직 저가 매수하기 이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궈신증권도 중국 당국의 규제로 홍콩 항셍지수가 연말 2만3000선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수준에서 10% 이상 밀릴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중국 르네상스증권의 브루스 팡 홍콩 전략 리서치 헤드도 "지정학적 리스크, 위안화 변동성 등을 감안하면 홍콩 증시는 여전히 매도 압력을 받으며 저점을 찾는 상황"이라면서 "리스크를 초래하는 부정적 뉴스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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