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집값, 강한 상승세에도 OECD 평균 이하...전 세계는 30년만 최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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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8-0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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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 세계 집값이 코로나19 사태로 최근 20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폭등하면서 금융시장 안정성을 위협하는 잠재적인 요소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FT는 OECD의 통계를 분석해 "올해 1분기 OECD의 집값 상승률(명목 주택가격지수·nominal housing prices)은 지난 30년간 가장 빠른 속도인 연간 9.4%를 기록했다"면서 "해당 통계가 작성된 40개국 중 올 1분기 실질 주택가격(real housing prices)이 하락한 국가는 단 3개국에 불과했으며,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적은 비율"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의 여유 자금이 늘어난 데다 각국의 통화·재정 완화 정책(기준 금리 인하, 대규모 경기 부양책 시행)까지 겹치면서 주택시장 부양세가 나타났다"면서 "한국과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터키 등 일부 국가에선 강한 상승세가 이어지며 '주택 광풍(housing fever)'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시티 시청 앞에서 집값 상승 규탄 시위 중인 미국 시민.[사진=AFP·연합뉴스]

 
지난 1분기 OECD 평균 실질 주택가격지수는 123.81로 1년 동기 대비(2020년 1분기, 115.34) 7.34% 급등했다. 2년 전인 2019년 1분기(111.9)와 비교했을 때는 10.64%,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 2019년 4분기(114.10)와 비교하면 8.51% 올랐다.
 
OECD의 주택가격지수는 2015년 1분기 수치를 기준점인 100으로 설정해 산출하며, 전체 통계치가 반영된 가장 최근 수치는 올해 1분기이다. 지난 2분기 수치가 올라온 국가는 중국, 아이슬란드, 브라질 등 3개국뿐이다. 
 
같은 기간 실질 주택가격지수가 가장 가파르게 급등한 국가는 룩셈부르크로 지난 1분기 153.7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133.06)와 2019년 1분기(118.57)와 비교했을 때 각각 15.53%와 29.65% 폭등했다.
 
뒤를 이어 지난 1분기 가장 높은 실질 주택가격지수를 기록한 국가는 △헝가리(153.38) △포르투갈(148.58) △체코(147.35) △아이슬란드(147.15) 순이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1분기 105.42를 기록해 하위 12번째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지난해 4분기, 103.47)와 비교했을 때 1.88% 올랐으며, 1년 전(지난해 1분기, 99.90)과 2년 전(2019년 1분기, 99.89) 대비로는 각각 5.53%, 5.54% 상승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실질 주택가격지수에서 2018년 4분기(100.18) 이후 3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인 후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99.21)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각국의 실질 주택가격지수(2018년 4분기~2021년 1분기) 등락 추이. 짙은 파란색 선이 우리나라.[자료=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편, 물가 상승세(민간소비지출 디플레이터)를 배제한 명목 주택가격지수의 OECD 평균치는 지난 1분기 137.4를 기록해 직전 분기(지난해 4분기, 133.6) 대비 2.8% 올랐다. 1년 전(2020년 1분기, 125.55)과 2년 전(2019년 1분기 119.39)과 비교하면 각각 9.44%와 15.09% 증가했으며, 코로나19 사태 직전(2019년 4분기, 123.58)보다는 11.18% 급증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1분기 명목 주택가격지수는 직전 분기(지난해 4분기, 109.8)보다 2.37% 오른 112.4를 기록해 중하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년 전(지난해 1분기, 105.3)과 2년 전(2019년 1분기, 104.2)과 비교했을 때 각각 6.74%, 7.87% 올랐으며,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104.1) 대비로는 7.97% 상승했다.
 
명목 주택가격지수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국가는 △터키(204.2) △헝가리(184.9) △룩셈부르크(167.5) △체코(166.8) △아이슬란드(166.8) △포르투갈(158.8) 순이었다.
 
특히, 터키의 경우 지난 1분기 204.2를 기록해 직전 분기(지난해 4분기, 191.6) 대비 6.58% 상승했다. 1년 전(지난해 1분기, 155.8)과 2년 전(2019년 1분기, 136.8)보다는 각각 31.07%, 49.27%나 폭등했는데, 이는 터키 리라화 환율의 폭락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스코샤뱅크의 브렛 하우스 차석 경제학자는 "주택 수요·공급의 구조적 불균형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몇 개월 더 전 세계 주택시장의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덤 슬레이터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선임 경제학자는 "선진국들의 주택 가격은 장기적인 추세와 비교했을 때 10%가량 고평가됐으며, 이는 1900년 이후 가장 큰 붐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다만, 슬레이터 선임 경제학자는 "금융위기 직전과 비교했을 때 신용팽창 현상은 낮은 상태기에 2006~2007년 때만큼 주택시장의 거품이 커질 위험성은 낮다"면서 2008년 국제 금융위기 때와 같은 주택시장 붕괴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또한 FT는 현재 각국 주택 구매자들의 신용 등급은 높고 가계 부채 규모도 작을 뿐 아니라 15년 전 경제 위기를 경험했던 각국 중앙은행 역시 집값 상승세를 주시하고 있다는 점도 주택시장 위기 가능성을 낮춘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각국의 명목 주택가격지수(2018년 4분기~2021년 1분기) 등락 추이. 짙은 파란색 선이 우리나라.[자료=경제협력개발기구(OE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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