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에 75조 쌓은 개미들… '저가매수' 실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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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1-08-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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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뱅 증거금 환불 영향 예탁금 확 늘어

  • 풍부한 대기자금 증시로 유입이 관건

  • 전문가 "저가매수 기회" 분석 힘 실려

  • 증시 반등땐 추격매수 불쏘시개 가능성

최근 1개월간 투자자 예탁금 잔고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제공]


국내 개인 투자자 예탁금 규모가 75조원을 돌파하며 변동성 장세에 들어간 증시에 '실탄'으로 작용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개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5월 이후 최대치로, 카카오뱅크 청약 환불금 유입이 컸다. 전문가들은 여전한 대기수요와 조정 시 매수전략을 추천하고 있어 이들 대기자금이 얼마나 증시로 유입될지 주목을 끌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개인 투자자들의 예탁금 잔고는 75조16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최고치인 지난 5월 3일 77조9000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날인 28일 예탁금 잔고 66조126억원에서 하루 만에 9조1548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예탁금 잔고 증가는 카카오뱅크 청약 증거금이 환불된 영향이 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카카오뱅크의 청약 증거금 58조3020억원 중 57조9762억원이 투자자들에게 환불됐다.

관건은 이후 자금이 어떻게 흘러가느냐다. 통상 기업공개(IPO) 후 환불된 자금은 단기 부동화되는 현상을 나타낸다.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환불된 자금을 그 전에 넣어두었던 예금이나 종합 자산관리(CMA) 계좌로 다시 돌려놓기 때문이다.

김광현 SK증권 연구원은 “IPO 이전의 경쟁률과 상장 이후의 수익률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는 곧 공모로 참여하는 자금의 성격과 상장 이후 해당 종목을 거래하는 자금의 성격이 다르다는 뜻”이라며 “청약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지만, 청약에 참여했던 자금은 상장과 함께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공모청약은 은행이자보다 나은 수익률로 여윳돈을 굴리거나, 대출이자보다 나은 수익률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주식 시장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높은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그만큼 개인들의 유입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수 하락 시 매수하려는 대기자금 자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증시 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는 만큼 얼마나 많은 금액이 시장으로 유입될지 관심 대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투자자 예탁금은 6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70조원에서 내려온 것을 보고 유동성 위축 시대에 돌입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과거 역사적 평균 예탁금 규모에 비해 현저하게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머니마켓펀드(MMF), CMA 등 잠재적인 증시 대기 자금까지 포함하면 250조원 수준에 육박한다”면서 “MMF와 CMA는 2차적인 대기자금이지만 증시 여건 개선 시 1차 대기자금인 예탁금으로 유입되거나 직접 주식 자금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8월 이후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이들 투자자 예탁금의 주식시장 유(U)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8월 주식시장은 외국인 순매도 지속과 상승 재료 지연에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대형주 위주로 방향성을 설정할 시점은 8월보다 9월 이후”라면서 “3200포인트 아래 구간은 연말 기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1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지 않아 점진적으로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리기 시작해야 하는 구간”이라고 강조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악재성 뉴스플로가 지배적인 상황이지만, 경제 펀더멘털이나 실적 방향성을 훼손시킨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면서 “8월 후반까지는 위험관리가 필요하지만 강세장 기조는 끝나지 않았으므로 과도한 주식 비중 축소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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