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앱부터 엘리베이터까지…집값 담합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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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1-07-2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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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앱, 온라인 커뮤니티 등 집값 담합 무대 다양해져

  • 실시간 인기아파트 상위권 올리자 '호갱노노 접속 챌린지' 진행

  • "조롱당해도 싸다" VS "단합력 차이일뿐…다한다"

  • 엘리베이터 등 단지 내 신고가 비교 안내문 붙이기도

 

집값 담합 글 [사진=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 “호갱노노 접속 챌린지 저녁 7시 진행합니다. 7일간 A단지에 접속을 몰아주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한주는 선택과 집중으로 밀고 갈 예정이니 각 단지별로 홍보 부탁합니다. 다음주부터는 원안대로, 각 아파트마다 돌면서 (실기간 인기아파트 순위에)올리기로 했으니 스케줄 체크해주세요.” (김포 마산동 지역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어플부터 단지 내 엘리베이터까지 곳곳이 집값 담합에 악용되고 있다.

부동산 앱 호갱노노가 제공하는 실시간 인기아파트란 사용자들이 현재 어느 아파트 단지를 많이 보고 있는지를 포털 인기검색어처럼 줄 세운 것이다. 사용자들에게 현재 어떤 아파트가 관심을 받고 있는지를 즉각 알려줘서 인기가 높다.

문제는 일부 지역 아파트 단지들이 조직적으로 순위를 조작하는 것이다. 최근 온라인상에는 김포 지역 커뮤니티가 호갱노노 실시간 인기아파트 순위를 조작하는 내용의 글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지역내 여러 단지 거주자들로 구성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이용자들은 A단지가 실시간 인기아파트 상위권에 올라가도록 집단적으로 움직였다. 저녁 7시가 되면 이용자들이 다같이 호갱노노에서 A단지를 검색하는 식이다. 7개 단지가 각각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돌아가면서 검색을 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B단지가 월요일에 챌린지를 진행하면 그 다음날인 화요일에는 C단지가 챌린지를 하는 식이다.

해당글이 공개된 뒤 온라인상에서는 비판이 잇달았다. 한 김포시민은 “이번 일로 인해 앞으로 김포 아파트가 호갱노노 상위권에 올라갈 때마다 비아냥거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작 아니냐”, “조롱 당해도 싸다”, “아파트 단지 한 곳이 호갱노노 접속하자고 하는 것은 많이 봤지만. 조직적으로 몇 개 단지가 한 개 아파트를 밀어주는 것은 처음 본다” 등 부정적 반응이 다수였다. 다만, “실시간 인기 아파트 조작은 어느 지역이나 다 하지 않냐”, “단합력의 차이일 뿐”이라며 감싸는 글도 간간이 보였다.

이렇듯 과거 부녀회가 나서서 주도했던 집값 담합의 형태는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경기도, 인천 등지의 아파트 단지들은 신고가를 비교하는 안내문을 엘리베이터 등에 붙여 질타를 받기도 했다. 예컨대 해당 단지 신고가 전용 84㎡ 7억6000만원과 함께 주변 아파트 신고가 (전용 84㎡ 11억3500만원)를 비교하는 식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국토교통부가 실거래가 공개 안내문은 위법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했으니, 문제될 게 없다는 식”이라며 “그러나 이는 집주인들에게 주변 아파트 신고가 아래로 팔지 말도록 종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가격 담합”이라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단지 입주자 모임은 “아파트를 매매할 때는 인근 동일 면적의 시세를 알아보고 주변 부동산 등 여러 곳을 알아본 후 거래를 해서 최적의 매매가 될 수 있도록 권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올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거래가 띄우기 등에 비하면 이 정도 집값 담합은 귀여운 수준”이라면서도 “앱, 온라인 커뮤니티 등이 활성화되면서 집값 담합의 무대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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