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人㊳] 야놀자가 선택한 그 앱...“데이터로 고객 대응하면 매출 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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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1-07-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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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우웨이팅’ 운영 전상열 나우버스킹 대표 인터뷰

  • 고기리막국수, 양재동 영동족발, 알레그리아...데이터로 메뉴 만들고, 고객 관리

  • “야놀자와 협업...맛집 카테고리 확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2조원을 배팅하며 선택한 야놀자는 숙박앱으로 시작했지만,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 등 핵심 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숙박 예약 서비스를 넘어 레저, 교통, 맛집 등 하나의 앱에 모든 놀거리를 담아내기 위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성장 전략이었다. 나우버스킹은 이 큰 그림에서 야놀자가 일찌감치 점 찍어 둔 스타트업이었다. 대기 고객 관리 솔루션 ‘나우웨이팅’을 운영하는 이 회사는 ‘맛집’ 카테고리에 집중하고 있다. 소상공인도 데이터에 기반한 체계적인 고객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통합 서비스다. 코로나19에도 자영업자들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더 나아가 야놀자와 전략적 협업을 추진하고 있는 전상열 나우버스킹 대표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나우버스킹 전상열 대표. [사진=나우버스킹]

오프라인 고객 트래픽(소통량)의 디지털화
-간단하게 회사 소개를 한다면.

“대기 손님이 많은 식당에서 전화번호를 입력한 후, 카카오톡을 통해 입장 순번을 안내하는 ‘나우웨이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프라인 식당에 설치된 장치로 카카오톡과 연동해 손님들을 자연스럽게 모바일로 연결시키는 구조다. 쉽게 말하면, 카페에서 사용하는 사이렌 오더의 카톡 버전이다. 여러 장소가 있겠지만, IT 기술을 도입할 때 가장 효과적인 장소는 소상공인 식당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자영업 사장님들도 온라인을 통해 고객과 연결하고, 소통할 수 있다.

나우버스킹은 이제 8년 차 기업으로, 인원은 38명 정도 된다. 조금씩 시장이 자리 잡으면서 매출도 조금씩 생기고 있다. 물론, 우리가 생각하는 오프라인 혁신 수익 구조를 맞추려면 갈 길이 멀다.”


-대기 고객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는 여러 곳이 있다. 나우버스킹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우리를 카피해서 나온 웨이팅 업체가 몇몇 있지만, 장기적인 서비스 방향이 다르다. 나우버스킹은 오프라인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만든 트래픽을 디지털 자산화하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20년 넘게 장사를 하던 해물찜 가게에 불이 났다고 해보자. 이사를 해야 하는데, 그 많던 단골들에게 알릴 방법은 불탄 간판을 가져가 다는 것밖에 없다.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한계다. 나우웨이팅은 사람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온라인 접점이 있으니 ‘우리 이사합니다’ 하고 카톡으로 알려주면 된다. 나우버스킹은 소상공인들의 오프라인 활동을 디지털화해서 사장님들의 자산으로 만들어 주는 일을 한다.”


-고객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면 무엇이 좋은가.

“한 음식점 사장님이 명함 이벤트를 해서 20년 동안 모은 명함이 6000개라고 했다. 우리 서비스를 이용한 뒤로는 6개월 만에 만명의 데이터를 모았다. 이 데이터는 고객 응대에 활용된다. 눈썰미 좋은 사장님은 단골손님을 보면 ‘또 오셨네요’ 인사를 하지만, 종업원은 그렇게 못 한다. 사장님과 종업원의 서비스는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포스 기기를 사용하면 어떤 손님이 2주 만에 왔는지, 한 달 만에 왔는지 보여준다. 종업원도 사장님의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스타벅스에서나 가능한 사이렌 오더도 진동벨 없이 카톡만으로 이용할 수 있다. 주문하기는 물론이고 주문내역 확인, 쿠폰 지급까지 제공한다.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매장은 전국에 5500개 정도인데, 가입 점포는 매일 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설명한다면.

“막국수 맛집인 ‘고기리막국수’는 나우웨이팅으로 수집한 데이터로 단골손님을 관리한다. 자주 방문해 대기한 시간이 많은 상위 300명을 단골로 분류하고, 수육 이용권을 발송하고 있다. 쿠폰 수신 고객의 90%는 쿠폰을 내려받고, 60%가 사용한다. 일반 쿠폰의 이용률 5%와 비교하면 큰 차이다. 판교 로스터리 카페 ‘알레그리아’는 피크타임 주문이 밀려 평균 음료 제조시간을 초과해 기다린 고객 100명을 대상으로 감사 쿠폰을 증정했다. 이를 통해 약 40명이 재방문하는 성과가 있었다. 양재동 영동족발은 나우웨이팅 이용자 1315명에게 서비스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고, 고객 수요를 파악해 세트 메뉴를 만들어 매출이 오르기도 했다.”
 
코로나19, 자영업자 봄날 올까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타격이 크다. 오프라인 사업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기도 하다.

“손님이 안 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매장으로 보내는 역할을 해보려고 한다. 그 첫 시도가 야놀자 맛집 서비스다. 모두들 야놀자를 숙박 앱으로 알고 있지만, 정확히는 놀기 위한 앱이다. 숙박뿐만 아니라 레저, 교통 등 놀기 위한 사람들이 쓴다. 노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음식이다. 놀면서 먹을 곳을 찾을 때 손님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안내해주려고 한다.


-맛집 제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가.

”다른 맛집 비즈니스는 매장에 손님을 보내는 역할로 돈을 번다. 광고비를 많이 내는 매장을 노출하기 때문에 맛집과 관련 없는 곳이 추천되고, 사용자는 배신감을 느낀다. 사용자를 위한 맛집 서비스인데, 돈을 내는 음식점을 위해 서비스하는 구조다. 우리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맛집 노출이 아닌) 대기 고객 관리와 데이터 디지털화, 매장주 케어를 위한 월 단위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다. 나우버스킹은 매장주가 잘 돼야 성공한다. 데이터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매장이 돈을 벌 수 있게 해준다. 덕분에 서비스 해지율은 3% 이하다.“


- 야놀자에서 투자도 받았다.

“인수조건부투자였다. 야놀자가 추후 지분을 인수하면 최대 주주가 된다. 나우버스킹은 이미 카카오가 전략적 투자를 했다. 우리는 카톡 기반 서비스였고, 카카오는 메신저 기반 플랫폼이라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한 서로의 이해가 충분했다. 생활 밀착형 서비스에 기여하고, 킬러 콘텐츠가 필요한 시기에 우리에게 투자했다. 야놀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맛집에 대한 서비스를 필요로 할 때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목적이 맞았다.”


- 지분 매각 대금은 어디에 사용 중인가.

조금 더 공격적으로 좋은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 솔루션은 계속 잘 쓸 수 있는 사례를 만들고, 야놀자 맛집 카테고리 수를 높여가고 싶다. 지금은 코로나19로 대기 줄이 없어졌지만, 향후에는 시장을 키우고 싶다. 올해는 매장주의 만족이라는 큰 명제가 있다. 야놀자를 통해 손님을 지속해서 오프라인 매장에 보내고, 사용자를 늘려서 대기 줄을 서게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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