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 최종건 "소마 발언, 상당히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

"발언 본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응당 조치 믿어"

한·일, 한·미·일 외교차관협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는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출국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20일 한·일 정상회담 무산 배경으로 꼽히는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 발언에 대해 "상당히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東京)로 출국하던 중 취재진들과 만나 관련 질의에 "발언의 본질은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차관은 "게다가 그것이 그들(일본)의 소위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면 큰 문제"라며 "우리가 요구했듯 (소마 공사에 대한) 응당한 조치가 곧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최 차관은 또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의 성과가 미흡해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못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서는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못한 마당에 '무엇이 타결됐다 안 됐다' 말씀드리긴 뭐하다"면서 "상당한 의견 접근은 있었으나 정상회담 성과로 올릴 만큼 완결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 무산에도 실무협의를 계속할 것을 지시한 데 대해서는 "우리 국민들의 정서와 직결돼 있는 역사적 문제는 정말 우리의 본질적 문제니 반드시 봐야 할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그들이 취한 수출 규제, 화이트리스트 문제는 원상 복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 번째로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양국이 힘들다"며 "그렇기 때문에 협력해야 할 부분은 명확히 찾아내 양국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 속에서 슬기롭게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일본은 우리의 매우 가까운 우호국"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둘이 손잡고 협력할 부분이 많다"고 피력했다.

최 차관은 또 내달 중 한·일 외교장관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일 간에는 고위급이든 실무급이든 언제나 얘기를 하며 대화하고 소통한다"며 "'언제 누가'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다"고 답했다.

최 차관은 오는 21일 오전 도쿄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 외교차관협의의 핵심 의제를 묻는 말에는 "한·미·일 3국이 지역 정세뿐 아니라 어려운 코로나 시기에 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 어떤 부분은 한·미·일이 협력해 선도할 부분이 있다"며 백신, 기후 환경 분야 및 디지털 기술 분야 협력 등을 언급했다.

지역 정세와 관련해서는 "물론 우리가 관심 있는 것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며 "(관련 논의를 위해) 한·미·일 실무총책이라 할 수 있는 수장이 머리를 맞대는 것은 의미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3국 협의가) 중요한 플랫폼이기 때문에 우리가 누차 말했다시피 매우 적극적인 자세로 견인할 것은 견인하고 설득할 것은 설득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최 차관은 3국 외교차관협의에 앞서 이날 오후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양자 외교차관협의를 진행한다.

문 대통령 방일이 전날 무산된 만큼 최 차관과 모리 차관이 양자 협의에서 관련 언급을 내놓을지 눈길을 끈다.

한편 취임 후 처음으로 한·일 연쇄 순방길에 오른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일본을 거쳐 21일 한국을 찾는다. 오는 23일 서울에서 최 차관과 한·미 차관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외교가에서는 한·미·일 3국이 양자 및 다자 협의를 통해 중국 견제와 북한 도발 억제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점친다.

셔먼 부장관은 당초 23일 방한 일정을 마친 뒤 중국을 방문할 예정으로 전해졌지만, 중국 대신 몽골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2인자인 그가 일본과 한국, 몽골을 잇달아 찾는 것 자체만으로 미국의 대중(對中) 견제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