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높아진 빌라에 전세대출은 더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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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1-07-1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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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결혼을 계획 중인 A(38) 씨는 신혼집으로 아파트를 알아보다가 포기했습니다. 서울 내에서 전세로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는 구축마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높은 가격에 아파트 입주를 포기한 A씨가 눈을 돌린 곳은 신축 빌라입니다. A씨는 “서울 내에서 신축 빌라 위주로 찾고 있다”면서 “빌라도 아파트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크게 오른 것을 절감한다”고 말했습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집계한 지난달 서울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3억2980만 원)는 아파트(11억4283만 원)에 비해 3분의 1 수준입니다.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요가 빌라로 몰리면서 공급가격 역시 올라가고 있습니다.

빌라 가격이 오르면서 2030 세대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구해야 하는 예비 신혼부부들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습니다.

이들은 은행권 전세대출에 손을 내밀고 있지만, 전세대출을 받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도록 하면서, 실수요자에 대한 기준을 완화한다고 했지만 실제 신혼부부들의 체감 온도는 매우 낮습니다.

또 다른 예비 신혼부부인 B 씨 커플은 신축 빌라에 전세금 마련을 위해 신혼부부 대출을 알아보다가 접어야 했습니다. B 씨의 주거래 은행에서 신축 빌라의 경우 시세를 가늠할 수 없어, 등기 1년 후 신혼부부 대출이 가능하다고 알려왔기 때문입니다. B씨는 결국 다른 전세 대출 상품을 통해 전세금을 마련했습니다.

서울에서 부동산 업소를 운영하는 C 씨는 “신축빌라 전세를 알아보는 예비 신혼부부나 신혼부부들이 신혼부부 전세 대출을 알아보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은행에서 신축 빌라에 대해 전세 자금 대출을 잘 해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은행권은 신축 빌라에 대한 전세 대출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에서 대출 업무를 담당하는 D 씨는 “아파트보다 빌라는 시세를 추산하기가 어렵다”면서 “등기 1년이 지나야 해당 건물의 시세를 감정해서 대출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은행권이 신축 빌라에 대한 대출 문턱을 높이는 사이 2030 세대 사이에서 빌라에 대한 수요는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2030세대의 서울 비아파트 매수는 2004건(20대 이하 613건·30대 1391건)으로 전체 매매(8055건)의 24.8%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3월(1621건)과 4월(1694건)에 이어 3개월 연속 증가한 것입니다.

A 씨는 “빌라로 몰리는 젊은 세대의 이면에는 아파트를 둘러싼 높은 진입 장벽이 있다”면서 “빌라 전세 대출마저 문턱이 높아진다면 다음 세대의 좌절감을 더욱 커질 것”이라고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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