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메이드 품는 더네이쳐 실탄 1300억 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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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21-07-1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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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네이쳐홀딩스 아웃도어 브랜드 내셔널 지오그래픽 이미지. [사진=회사 홈페이지]


세계 3대 골프용품 업체 테일러메이드를 품는 더네이쳐홀딩스가 단숨에 13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끌어모으며 인수에 들어갈 실탄을 가득 채웠다.

13일 더네이쳐홀딩스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200억원을 단기차입하기로 했다. 2020년 말 자기자본 대비 13%에 가까운 돈으로, 단기차입 총액이 320억원에서 520억원으로 63%가량 늘어나게 됐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단기차입 200억원에 더해 전환사채(CB)를 통해 재원을 700억원까지 불렸다. 회사는 이달 7일 CB 5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보통주 지분 8.8%(70만3561주)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CB 인수는 키움프라이빗에쿼티와 메리츠증권에서 결성한 '키움메리츠트렌드신기술투자조합제1호'에서 맡았다. CB 만기일은 4년이고, 1주당 전환가는 7만1067원으로 정해졌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단기차입과 CB 발행으로 테일러메이드를 사들이는 데 필요한 돈을 충분히 모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회사에서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만 617억원으로 단기차입과 CB 발행을 합치면 1300억원을 넘어선다. 이에 비해 테일러메이드를 파는 쪽에 주기로 한 돈은 1000억원밖에 안 된다.

더네이쳐홀딩스는 한 달 전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한 투자자 모집에 후순위 지분 투자자로 참여했고 전략적 투자자로 선정됐다. 매각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총 1조8000억원에 달하는 테일러메이드 인수구조를 선순위 인수금융 8000억원, 중순위 메자닌 투자 4000억원, 후순위 지분 투자 6000억원으로 짰다. 여기서 후순위 지분 투자자인 더네이쳐홀딩스는 1000억원을 출자하기로 약정했다.

더네이쳐홀딩스가 갑자기 부채를 늘렸지만, 시장에서 전망은 대체로 밝은 편이다. 회사는 중국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해외시장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예정대로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이달 안에 끝낸다면 해외시장 공략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박하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사업이 하반기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국을 필두로 내년부터 해외시장 확장을 본격화하겠고, 해외사업 호재가 기업가치를 높여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대해서도 "아직 구체적인 협업 구상을 내놓지 않았지만, MZ세대 트렌드를 정확히 알고 있는 더네이쳐홀딩스와 패션 부문(골프의류) 매출이 적었던 테일러메이드가 시너지 효과를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네이쳐홀딩스는 굵직굵직한 패션 브랜드를 적지 않게 보유한 회사다. 아웃도어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캐쥬얼 브랜드 NFL, 캐리어 브랜드 지프가 대표적이다. 특히 내셔널지오그래픽이 MZ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얻으면서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코로나19로 의류시장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졌던 2020년에도 연결재무 기준으로 매출(2909억원)과 영업이익(552억원)을 전년 대비 각각 24%와 39%가량 늘리면서 선방했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저마다 651억원과 95억원으로 1년 만에 31%와 1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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