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금융그룹 “다 뜯어고쳐라”…변화 핵심 키워드는 ‘MZ세대-ESG’

“‘MZ세대’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손태승·조용병·윤종규 ‘특명’

“지속가능한 사회 앞장”…ESG경영·기업문화 개선도 가속화될 듯

(사진 왼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사진=우리금융, 신한금융, KB금융 제공]

국내 금융지주 수장들이 올해 하반기 핵심 키워드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ESG경영’을 꺼내들었다. 이미 금융권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이지만 빅테크와의 생존 경쟁과 대대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기존 기업문화에 위기의식을 갖고 업무방식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데에 방점이 찍혔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9일 2021년 하반기 그룹경영전략온·오프라인 회의를 개최했다. 신한금융그룹은 그보다 앞선 지난 7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대신하는 성격의 ‘제1회 신한문화포럼’을 진행했다.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은 이달 중하순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MZ세대’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조용병·손태승·윤종규 ‘특명’

금융그룹 수장들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한 대목은 바로 ‘MZ세대와의 소통’이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신한문화포럼에서 CEO 특강 강연자로 나선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문화의 대전환’이 필요할 때라며 MZ세대에 특화된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회장은 “최신 트렌드로 무장한 MZ세대 직원들이 창의력과 주도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신한이 새롭게 바뀔 수 있다(리부트 신한)”고 언급했다. 그는 또 “리더와 MZ세대를 연결할 수 있도록 권한과 역할을 재설계해야 한다”며 경쟁력 확보에 있어 중간관리자 및 MZ세대 직원들의 역할론에 힘을 실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이번 경영전략워크숍에 MZ세대 직원들을 참여시켜 직접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경영전략회의에 부서장 이상 임원진이 참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눈에 띄는 행보다. 손 회장 역시 “MZ세대는 그룹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이끄는 주축”이라며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시대의 주역인 MZ세대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회장은 “다양한 업종에서 과거 영광을 누렸던 거대 기업들 중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사라진 사례가 많다”면서 MZ세대 중심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사회 앞장”··· ESG경영·기업문화 개선도 가속화될 듯

금융그룹 차원의 ‘ESG경영’ 행보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올해를 ESG경영 원년으로 삼고 ‘플랜 제로(Plan Zero) 100’을 선언했다. 2030년까지 ESG금융에 100조원을 투입하고 2050년까지 그룹 자체 탄소배출량은 물론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 사회와 고객 중심의 ESG 경영을 주요전략으로 제시했다. 윤 회장은 “리딩금융그룹에 걸맞은 경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환경과 사회, 주주 및 고객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ESG경영을 한층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올해는 금융그룹을 중심으로 기업문화 변화에 대한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리부트(RE:BOOT) 신한’을 기치로 들고 나섰고, 우리금융 역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을 주문했다. 보수적인 금융그룹들이 이처럼 ‘변화’를 앞세운 배경에는 네이버 등 빅테크와의 경쟁에 있어서 대응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전략에 속도를 더해 기하급수적인 성과를 만드는 원동력이 바로 ‘기업문화’라며 ”전략 실행의 속도를 높이는 문화적 공감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