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일하기 좋게 만들자"…일본 기업 지원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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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7-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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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편의 지원과 교육 등으로 일손 확보

  • 생산연령인구 20년새 1000만 명 줄어

일본 내 외국인 노동자가 나날이 귀한 몸이 되고 있다. 생산연령인구(15~65세)가 가파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외국인 노동 인력의 안정적 확보가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세계적인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을 이끌고 있는 세븐앤드홀딩스는 최근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지원프로그램을 만들고 나섰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구직과 체류를 제한했던 과거와는 매우 달라진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나라들 사이에서 외국인 일꾼을 둘러싼 쟁탈전이 일어나고 있으며 (외국인 노동력 확보는) 미래의 경제성장을 좌우한다"면서 "지금 일본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을 제대로 지원해 생활이나 장래의 불안을 완화시킨다면 (일본은) 국외 유학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능력을 가진 인재를 불러들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료=코트라 ]

 
외국인 유학생 잡아라···금융부터 진로 컨설팅까지 
세븐앤드아이홀딩스가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종업원 약 3만 7000명을 대상으로 생활과 진로 설계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카드 발급이나 주택계약 등을 돕는 데이터베스 구축을 비롯 향후 구직활동에도 도움이 되는 프로그래밍 등 기술 교육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세븐앤드아이홀딩스는 일반 사단법인 '세블 글로벌 링키지'를 통해 이같은 사업을 진행한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일본인에 비해 신용카드 발행이나 주거 계약이 쉽지 않다. 또한 편의점 근무자 대부분은 유학생이기 때문에 진로 상담 프로그램도 필요한 실정이다. 

세븐앤드아이홀딩스는 7월 중 외국인 종업원의 데이타베이스 구축 사업을 시작한다. 국적이나 여권 번호를 비롯해 학력 사항, 취업 상황, 보유 자격등을 등록한다. 이후 종업원 본인의 동의를 얻어 금융기관이나 부동산업자 등이 접속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세븐일레븐이 취업 실적이나 향후의 수입을 증명할 수 있기 된다. 그렇게 되면 외국인 종업원은 각종 금융·부동산 계약을 이전보다 훨씬 더 원활히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만약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한다고 해도 희망하는 자에 한해서 이동하는 지역의 세븐일레븐 일자리를 주선하기도 한다. 세븐앤드아이홀딩스는 데이터베이스의 유용성이 확인되면 이를 시스템 회사에 맡겨 여러 업계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세븐일레븐은 또 취직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일본에서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기업 전문학교와 제휴해, 프로그래밍 등 IT(정보기술) 관련 강좌 수강을 지원해주며, 기업의 인턴십 중개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세븐일레븐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주로 베트남, 네팔, 중국 출신 유학생들이다. 이들의 수는 4년 전에 비해 70%가 늘었다. 일본 편의점 상위 4개사에서 근무하는 유학생은 무려 6만 2000명에 달한다. 전체 종업원의 무려 7%를 차지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급감하는 생산연령인구···이민자의 나라되는 일본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생산연령인구는 1995년에 8716만 명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었으며, 20년간 무려 1000만명이나 감소했다. 2030년과 2060년의 생산연령인구는 각각 6773만 명과 4416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퍼솔 종합연구소와 주오대학이 공동 연구한 ‘노동시장 미래추계 2030’ 에 따르면, 인력 부족 수는 2017년 121만 명에서 2030년 644만 명으로 5.3배 늘어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이미 일손 부족 대책으로서 외국인 노동자 수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법 개정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8년 12월 일본 국회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특정기능 1호, 2호라는 새로운 체류자격을 신설하여 법 개정 후 최대 34.5만명의 외국인노동자를 받아들이도록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정기능 1호는 농어업, 간병, 자동차정비 등 단순업종에 종사하는 자의 체류자격(최장 5년 체류 가능)이며 2호는 보다 숙련된 기능을 요하는 업종에서의 체류자격(체류기간 상한 없음)을 의미한다. 

1호는 농·어업, 간병, 조선박용공업, 자동차정비, 숙박 등 인력난이 심각한 14개 업종이 대상이다. 2호는 가족의 체류를 허용하고 체류기간상한을 두지 않아 영주권 취득 과정이 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정책 덕에 일본의 전문·기술분야 외국인력은 2008년 8만명에서 2018년 28만명까지 늘어났다. 

기존의 기능실습제도는 최저 임금 위반이나 가혹한 장시간 노동의 문제도 컸다. 그러나 특정기능 제도를 이용한 외국인 노동자는 일본인과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받게되며, 전직도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 특정 기능 제도를 이용해 일하는 외국인은 2021년 3월말 시점에서 약 2만 2000명으로, 일본 정부의 예상보다는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새롭게 입국한 유학생은 2019년 대비 60%나 줄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2년도까지 업계 내 유학생 종업원이 1만명이나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기업들은 각종 처우 개선으로 외국인 유학생 노동자들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외식 업계에서는 모스 푸드 서비스가 베트남 국립의 전문대학과 제휴해 일본어나 외식 산업에 관한 강의를 현지에서 실시한 다음, 수료생을 일본에서 채용하기도 한다. 니혼게이자이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본에서 오랫동안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가 급선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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