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운재건 1년 앞당긴 HMM...어떻게 이런 기적 가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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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6-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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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재건 5개년 계획' 4년 차에 분기실적 1조원 달성

  • 2024년 선복량 100만TEU, 세계 정상과 경쟁한다

  • SM상선 등도 약진, 하반기 IPO 위해 경쟁력 강화

HMM이 한국 해운산업의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이제는 해운재건을 넘어 ‘해운부흥’을 위한 첨병 역할을 하는 대표 해운사로 자리 잡았다.

2017년 2월 한진해운의 파산은 한국 해운산업의 몰락을 의미했다. 한국 해운산업 부활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 4년 차, HMM은 올해 1분기 분기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면서 해운재건 계획을 1년이나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HMM은 29일 오후 해양수산부 등과 올해 도입 예정이었던 마지막 1만6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한 개 분량)급 컨테이너선 ‘HMM 한울호’의 취항식을 열었다.

한울호를 마지막으로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일환으로 HMM이 발주한 대형 컨테이너 선박 20척(2만4000TEU급 12척, 1만6000TEU급 8척)이 모두 현장에 투입됐다.

이를 통해 HMM이 확보한 총 선복량은 85만TEU, 세계 8위 수준이다. HMM은 이날 1만3000TEU급 컨테이선 12척을 추가로 발주하면서 2024년까지 100만TEU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제는 한국 해운 재건을 넘어 세계 정상급 해운사와의 본격적인 선복량 경쟁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HMM 부활의 드라마, 선박 초대형화 통했다
2016년 세계 해운업계의 끝 모를 치킨 게임 속에서 HMM은 물론 국내 해운 업계는 벼랑 끝에 내몰렸다. 초대형선을 앞세운 글로벌 선사들의 공세에 HMM은 결국 대주주가 현대그룹에서 채권단으로 바뀌었다.

2018년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 발표를 시작으로 HMM은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시작했다. 가장 우선시된 경쟁력 강화 방안은 초대형선 확보였다. 2018년 9월 HMM은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과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 등 총 20척의 초대형선을 발주했다.

지난해 4월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호선 HMM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12척의 선박이 차례로 유럽 노선에 투입됐다. 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은 현재까지 42항차의 항해 중 40항차의 만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이 추가로 투입되기 시작했다. 올해 3월부터 투입됐으며, 현재 해운대란에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HMM의 또 다른 과제는 해운동맹 정회원 가입이었다. 아시아, 유럽, 미주 등 대륙을 오가는 원양선사들은 시장의 광범위함으로 인해 선사 단독으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글로벌 선사들끼리 동맹을 맺고 선박을 공유하는 등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했다. HMM은 해운동맹 가입 노력 끝에 2019년 7월 세계 3대 동맹 중 하나인 더얼라이언스에 정회원 가입을 확정했다.

임직원의 노력도 동반됐다. 2배 이상 급격히 늘어나는 선복량을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IT 시스템의 개발, 초대형선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한 거점 항만과 숙련된 해상직원의 확보, 전 세계 영업 경쟁력 확보 등 전사적인 노력이 더해졌다.

이윤 창출을 위한 체질 개선에도 매진했다. ‘찢고 부수고 다시 시작한다’라는 의미의 TDR(Tear Down & Redesign) 활동을 비롯해 이의 일환으로 1TEU당 관리 측면에서 20달러를 절감하고 영업 측면에서 30달러 수익을 증대하는 ‘50달러 캠페인’을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해 9808억원의 연간 최대 영업이익이라는 결실을 맺었으며 이에 멈추지 않고 올해 1분기에는 1조193억원으로 다시 한번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HMM은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추가로 발주함으로써 해운재건을 넘어 해운부흥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재건 넘어 해운산업 부흥 위한 첨병으로, 친환경·디털화가 핵심 전략
HMM은 100만TEU 선복량 달성과 함께 친환경, 디지털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HMM은 지난달 열린 ‘2021 P4G정상회의’에서 "지난해까지 2008년 CO₂ 배출량 대비 40%를 저감했으며, 2030년에는 50%를 감축하고, 2050년에는 탄소배출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제시했다. 

HMM 관계자는 “친환경을 위해 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GEEMS-Green Energy Efficiency Management System)을 구축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시간 모니터링·분석 중”이라며 “선박종합상황실 및 베슬 인사이트(Vessel Insight)를 활용해 운항 경로, 선박 효율을 최적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켜 불필요한 배출량을 최소화한다”고 말했다.

또 암모니아연료 추진선박 공동연구에 착수하고 바이오 중유 실선 검증 프로젝트 진행 및 선박 에너지효율 개선 설비 개발을 위한 정부 연구개발(R&D)에 참여하는 등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관련 기술개발에 노력하고 있음을 발표했다.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4차 산업의 대표기술들을 선박의 운항을 넘어 경영 전반에 도입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한 해운물류시스템을 해운선사 최초로 구축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차세대 해운물류시스템 ‘COMPASS’를 개발 완료했다. 또 국내 해운업계 최초로 ‘선박종합상황실(Fleet Control Center)’을 구축하는 등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십(Smartship)으로 건조된 20척의 초대형선을 비롯해 HMM 선박들의 상세정보를 한눈에 모니터할 수 있는 선박종합상황실을 통해 위험요소 사전 식별 및 관리, 주요 정보 공유 등을 통해 선박의 효율성 향상과 안전 운항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선박의 심장부인 엔진, 발전기 등 주요기관을 육상과 해상에서 함께 점검해 빠른 의사 결정과 비용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HMM은 앞으로 선박종합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빅데이터(Big Data)를 기반으로 선박 효율 분석과 향후 자율운항선박 개발·분석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선사와 ‘디지털 컨테이너 해운 협회’(DCSA)를 구성해 해운업계의 블록체인 도입을 위한 데이터 표준화 작업도 진행함으로써 다가오는 차세대 경쟁에도 준비하고 있다.
 
SM상선도 약진, 경쟁력 강화로 하반기 IPO 목표
SM상선도 성공적인 재기를 보여줬다.

2017년 4162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2017년 353억원과 비교해 4배가 증가한 14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이후 첫 연간 영업이익 흑자다.

SM상선은 선복량 추가 확보, 디지털 물류 시스템 구축을 통해 올해 하반기에는 성공적인 IPO(기업공개)를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대한상선으로부터 컨테이너선 6척을 매입했으며, 올해는 3대의 컨테이너선을 추가하는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형 컨테이너선 발주도 검토하고 있다. SM상선 관계자는 "현재 적절한 신조 규모와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신조 규모에 따라 컨테이너 박스도 추가 확보해 선대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HM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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