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만 먹자" 수도권서 1억 미만 갭투자 성행…6채 이상 싹쓸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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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1-06-2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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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도세 70% 포함 부대비용 빼도 한 채당 수 백만원 차익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폭등세가 이어지면서 갭투자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주택의 경우 각종 부대비용을 빼고도 한 채당 수백만원의 차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 매수 대상이다.

27일 부동산 빅데이터 제공업체 '아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약 6개월간 갭투자는 경기도 평택시(697건)에서 가장 많이 이뤄졌다. 전체 거래 7426건 중 9.3%에 해당하는 정도다.
 

[자료 = 아실]

지역별로 보면, 같은 기간 △경기 시흥 578건 △경북 구미 537건 △충남 아산 461건 △경남 김해 425건 △인천 계양 422건 △인천 연수구 416건 △인천 부평구 411건 △충북 충주시 서원구 403건 △인천 남동구 382건으로 이어졌다.

이들 지역에서 전체 거래 중 갭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소 6.4%(경남 김해)에서 최대 13.2%(청주 서원구)에 이른다. 10건 중 1건은 전세보증금과 매매가격과의 차액을 이용한 갭투자였던 셈이다.

아파트별로 보면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주택 위주로 갭투자가 성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갭투자가 가장 많았던 아파트는 경남 창원시에 있는 성원토월그랜드타운 아파트다.

이 아파트에서 최근 6개월간 이뤄진 거래 413건 중 83건(20%)이 갭투자였다. 경기 안성시 주은 청설아파트와 주은 풍림아파트는 각각 284건 중 80건(28.1%), 287건 중 62건(21.6%)에 달했다.

성원토월 아파트 시세는 2년 전인 지난 2019년 6월 전용면적 84㎡ 기준 2억3000만원대에 불과했다가 현재 3만5000만원까지 올라왔다. 전셋값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수천만원에 불과한 데다 중층 이하 공시가격이 1억원 미만이라는 점을 이용한 갭투자가 몰리면서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세-매매가격) 갭이 1000만원 이하일 땐 한 명이 여러 채를 한 번에 사들이기도 했다"며 "최근에는 아예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넘어선 상태여서 매수 문의가 다시 많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월 3억800만원에 거래된 매물은 지난달 3억3000만원에 전세계약됐고, 5월 3억1000만원에 매수한 매물도 이번달 3억3000만원에 전세로 나갔다.

현재 매물 시세는 3억2000만원부터 3억8000만원까지 올랐다. 사실상 한 푼도 없이 계약금만 냈다가 전셋값만 받아도 수백만원 이상의 현금이 들어오는 데다 매매가격까지 오르는 것이다.

전셋값을 매매가격보다 2000만원 더 받은 사례로 예를 들면, 거래세(취득세·지방세·농어촌특별세) 341만원과 중개보수 124만원을 내고 1500만원이 남는다.

현재 최고 거래가격인 3억8000만원에 곧바로 매도한다면 차익 6000만원 중 70%인 4200만원을 양도소득세로, 152만원을 중개수수료로 낸 뒤 1600만원이 남는다.

이런 구조의 단기 매매차익형 갭투자에 나선 부동산투자 전문가 A씨는 "1000만원 이상이면 대박이지만, 통상 한 채당 200만~300만원 정도 남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세가율이 높으면서 소소한 호재가 있는 지역이 주요 매수 대상이고, 한 사이클당 5~6채 이상 사들인다. 투자자들이 보는 시각은 비슷해서 여러 매수자가 붙기 마련인데, 원하는 수익 목표가 달성되면 곧바로 일제히 매도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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