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10주년] 1억8700만명이 쓰는 메신저, ‘생활플랫폼’, ‘아시아 테크 공룡’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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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1-06-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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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모바일 주도권 빼앗긴 위기가 기회로... 2011년 日 지진 당시 소통 수단으로 주목

  • 핀테크, AI, O2O로 발 넓혀 '생활 플랫폼' 변신... 올해 야후재팬과 경영통합 'GAFA'에 대항

라인 출시 10주년 기념 이미지 [사진=라인 제공]
 

일본 메신저 플랫폼 기업 라인이 지난 23일, 창사 10주년을 맞이했다. 라인은 PC에서 모바일로 인터넷 서비스 생태계가 바뀌는 결정적 시기를 놓친 네이버의 절박함에서 출발했다. 라인은 2011년 일본 대지진 사태 당시 전화·문자메시지가 불통된 상황에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주목받았고, 일본 대표 메신저로 자리잡았다.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안착했다. 라인은 메신저를 넘어 핀테크, O2O, 인공지능(AI)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이용자들의 일상 전반을 지원하는 ‘생활 플랫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야후재팬과 경영통합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테크 기업’으로 규모를 키웠다.

2011년 6월 23일 일본에 출시된 메신저(전달자) 라인은 네이버의 위기로부터 시작됐다. 네이버는 2000년대 중반부터 국내 검색 포털 전쟁에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패권을 잡았다. 그러나 2009년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이 한국에 상륙하면서 모바일 시대가 열렸고, 김범수 의장이 이끄는 아이위랩(현 카카오)의 ‘카카오톡’에 모바일 시장 주도권을 빼앗겼다. 네이버는 2011년 6월에 라인을 선보였으나 한국 메신저 시장은 이미 카카오톡이 차지한 상황이었다.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11년 3월, 일본에선 대지진과 쓰나미 같은 대형 재난사태가 발생해 가족, 지인의 안부를 물으려는 음성통화, 문자메시지 트래픽(통화량)이 급증하자 통신망에 과부하가 걸렸다. 이때 일본인들은 인터넷망 기반의 메신저 서비스인 라인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라인이 일본 국민 메신저가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

실제로 이 GIO는 2016년 7월 라인을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할 당시 “절박함이 라인의 성공 비결”이라고 회고했다.

이후 라인은 메신저를 넘어 핀테크, O2O, 인공지능(AI)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이용자들의 일상 전반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왔다. 라인은 2014년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를 출시했고, 엔터테인먼트 분야 파트너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그해 라인은 1억7000만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달성했다.
 

라인 연혁 [사진=라인 제공]


라인은 2017년 AI, 핀테크 분야를 전략 사업으로 설정했다. AI 플랫폼 ‘클로바’를 출시했으며, 간편결제, 투자·보험 등으로 핀테크 서비스 확장에 더해 뱅킹 서비스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라인의 금융 계열사 라인파이낸셜은 2018년 10월에 일본 대형 손해보험사 ‘재팬니혼고아’와 손잡고 ‘라인보험’ 서비스를 선보였다. 라인 앱만 있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보험 가입기간이 짧고 보험료가 소액인 ‘미니보험’, 손해보험 등을 중심으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수입·지출 관리 서비스 ‘라인 가계부’, 개인 신용평가 서비스 ‘라인 스코어’, 개인 무담보 대출 서비스 ‘라인 포켓머니’ 등의 서비스를 차례로 선보였다. 최근에는 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하나은행 인도네시아와 디지털 뱅킹 플랫폼 ‘라인뱅크’를 출시했다. 인도네시아 라인뱅크는 태국 ‘라인 BK’, 대만 ‘라인뱅크’에 이어 세 번째로 출시된 라인의 디지털 뱅킹 플랫폼이다. 앞서 라인파이낸셜아시아는 2018년 10월 신주인수계약을 통해 하나은행 인도네시아의 지분 20%를 취득한 후, 2대 주주로서 하나은행과 라인뱅크 출시를 위해 협력했다.

신중호 라인 공동대표는 2019년 6월 일본에서 열린 ‘라인 콘퍼런스 2019’에서 라인을 ‘AI 컴퍼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라인은 1000명 이상의 AI 전문가가 있다. 일본에서 최대 규모이며, 아시아에서도 톱클래스일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해 11월, 라인은 글로벌 테크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야후재팬을 서비스하는 Z홀딩스와 경영 통합을 발표했다. 당시 일본 최대 메신저와 포털이 만나 ‘아시아 빅테크’ 기업이 탄생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두 회사는 일본에서만 약 1억5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당시 라인과 야후재팬은 시가총액이나 인력, 기술 등 모든 면에서 미국의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에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통합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GIO는 글로벌 IT 공룡의 공습을 ‘제국주의’라고 표현하고, 이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또한 경영통합을 보고 받고 “100% 찬성한다”고 말했다.

Z홀딩스는 야후재팬과 라인의 핵심 사업부문인 검색과 광고, 메신저에 더해 커머스와 로컬·버티컬, 핀테크, 공공 등 4개 분야를 새롭게 집중할 사업으로 정했다.

Z홀딩스는 양사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총괄하는 Z엔터테인먼트를 출범하기도 했다. Z엔터테인먼트는 야후재팬의 동영상 플랫폼 갸오(GYAO), 라인의 음원 플랫폼 ‘라인 뮤직’뿐만 아니라 양사의 게임, 전자책, 운세 등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맡는다.

Z엔터테인먼트는 “Z홀딩스의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에게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고 엔터테인먼트업계를 활성화하는 일본 1위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라인은 나아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생활 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다. 라인 앱 하나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일상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클로징 더 디스턴스(Closing The Distance)’라는 기업 비전을 내세운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라인 관계자는 “라인은 일본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글로벌 1억870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10년간 여기까지 걸어올 수 있었던 건 이용자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의 10년을 위해 사용자와 사회를 위해 가치있는 도전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 네이버 GIO [사진=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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