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장 동향] 수요 정체기 지속, 반등 기회는 하반기로...국제시장은 여전히 수요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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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6-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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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유제품 수요가 정체기를 이어가고 있다. 철강재 수요 증가, 건설경기 회복으로 일부 석유제품은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으나 항공수요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제 석유 동향은 OPEC의 증산 결정에도 수요 우위 국면이 지속되고 있어 국제유가는 상승세다. 
철강·건설경기 회복에도 국내 석유수요 제자리
2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월 원유수입량은 8096만 배럴로 전월 대비 239만배럴(2.88%) 감소했다.

5월 국내 석유 소비는 7661만 배럴로 지난달(7615배럴)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민간원유재고량도 4069만 배럴로 4월(4175만 배럴)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석유제품 수요는 3월부터 7600만 배럴 수준을 유지 중인데 올해 상반기가 지나감에도 정유업계가 기대하는 석유제품 수요개선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코로나19 방역 우수국가 간 관광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이 시행될 경우 석유제품 수요도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품별 수요를 보면 아스팔트가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5월 아스팔트 수요는 107만 배럴로 전월 대비 36.31% 증가했다. 올해 1월과 비교하면 286.28% 증가로 네 배 가까이 뛰었다. 이는 건설경기 회복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유 소비도 소폭 늘었다. 5월 항공유 소비는 187만 배럴로 전월 대비 15.26% 증가했다. 여행객의 증가보다는 최근 항공업계가 화물 사업에 집중한 것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산업별로는 철강, 건설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5월 철강업계 석유제품 수요는 3만4000배럴로 전월 대비 209.1% 증가했다. 철강재 공급 부족으로 인해 국내 제철소들이 100% 가동을 유지하고 있어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5월 건설업계 석유제품 수요는 154만3000배럴로 전월 대비 21.97% 증가했다. 아스팔트 사용량 증가 이유와 같이 건설경기 회복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분기부터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해운업계의 석유 수요는 185만1000배럴로 전월 대비 12.73% 증가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처음 발생한 지 1년째가 되는 2월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제 원유시장은 수요부족...당분간 유가상승 계속
세계 원유시장은 수요 우위가 유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국제 석유공급량은 하루 9240만 배럴로 하루 수요량인 9320만 배럴과 비교해 80만 배럴 정도의 수요 우위가 발생했다.

2분기 들어서도 하루 120만 배럴 수준의 수요 우위가 지속됐다. 두바이유 기준 월간 국제유가는 1월 배럴당 54.82달러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달에는 66.34달러까지 올랐다. 6월 들어서는 70달러를 넘어섰다.

국내 석유제품 수요는 정체기를 맞이 했지만 국제유가는 계속 오르는 형국을 보여, 정유사들의 정제마진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5월 첫째 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2.9달러를 기록했으나 마지막 주에 이르러서는 1.7달러까지 줄었다. 6월에도 정제마진은 지속적으로 감소돼 6월 셋째 주에는 1.2달러까지 떨어졌다.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항공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추석 때까지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우선 국내 석유제품 수요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2019년에 비하면 불황”이라고 말했다.
산유국들의 추가 증산 정책 내놓나...유가 안정 요구 높아져
OPEC 주요 산유국들이 수요 우위를 감안해 증산정책을 내놓을 전망도 나온다.  이달 개최된 OPEC+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회의 시작 30분 만에 기존 감산 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하반기 원유 수요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 관련 기대감이 부각된 까닭이다.

감산 완화 계획에 따른 OPEC+의 증산분은 7월까지 합의돼 있으며 6월 중 하루 70만 배럴, 7월에는 84.1만 배럴이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OPEC+의 6월 합의한 증산정책에 더해 추가적인 증산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월 하루 320만 배럴의 수요 우위와 비교해 수급은 어느 정도 안정됐으나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여전히 하루 1100만 배럴로 정체돼 있으며 OPEC+의 증산정책이 수요 우위를 해소할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달러를 상회하기 시작했다. 연초 대비 약 35% 증가한 수준이다. 2010년 이후 미국 휘발유 가격의 역사적 평균이 2.8달러에 불과하고, 특히 현재 가격이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OPEC+에 대한 증산 요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 경제가 충분하게 회복되기 이전에 유가가 과도하게 상승하게 되면 비용 증가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 발 테이퍼링 경계심리도 불가피해진다. 따라서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 간 에너지 가격 조절에 대한 공감대 형성 가능성도 있다. 

국내 석유시장에 있어 최상의 시나리오는 OPEC+의 추가 증산과 함께 항공수요 회복으로 인해 관련 업계와 정유업계가 함께 회복하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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