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데이터센터 선도기업 되겠다"…KT 엔터프라이즈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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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06-1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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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외됐던 SK브로드밴드 IDC·클라우드 키워

  • IDC 공급물량 기준 1위 목표…KT 추격 예고

  • 2025년까지 엔터프라이즈 매출비중 20%로

  • 글로벌 클라우드 국내·외 IDC수요 맞춤지원

  • AWS 손잡고 전방위 협력 나선 KT와 전면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SKT가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국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시장에 대응해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 자체 IDC 증설뿐아니라 다른 사업자 운영자산 인수까지 검토해 1위 KT 맹추격을 예고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올해 11월 인적분할 이후 존속법인의 전략 목표로, 작년 기준 전체 10% 미만인 엔터프라이즈 사업의 매출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IDC 분야를 엔터프라이즈 사업 성장의 한 축으로 삼아 단기적으로 국내 IDC 공급물량을 대폭 늘리고, 장기적으로 선두업체인 KT를 넘어서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SKT는 현재 보유한 IDC 상면(임대공간) 공급 물량을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작년 9%에서 올해 18% 수준으로 키울 예정이다. 또, IDC 용량(가용전력) 규모도 작년 36메가와트(㎿)에서 올해 2.6배 수준인 92㎿로 대폭 늘린다. 향후 300㎿ 이상의 가용전력 용량과 '선도사업자' 수준의 임대공간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국내업계 1위 IDC 사업자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SKT 측은 "데이터센터 확장(scale-up)을 통해 국내 선도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면서, 용량과 상면공간 확충을 위해 "수요·공급 상황을 고려해 데이터센터 인수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IDC는 외부 기업·기관의 정보시스템과 클라우드서비스를 위한 전산장비 운영공간 임대시설이다. SKT는 유선통신서비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통해 IDC 사업을 수행해 왔다. 작년까지만해도 SK브로드밴드의 IDC 사업은 SKT와 연결 자회사들의 전사 비즈니스 중 소외된 영역이었지만, SKT 분할 이후 존속법인 엔터프라이즈 전략에선 핵심 사업으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SKT는 엔터프라이즈 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추진한다. 엔터프라이즈 사업의 한 축이 될 IDC 분야에서도 사업모델을 다양화하고 해외 지역 시장 진출에 나서, 자체 수익성 강화와 추가 성장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특히,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의 신규 IDC·지역데이터센터 구축 수요를 공략한다.
 

SKT CEO Seminar 2021 발표자료. [자료=SKT]


최근 발표에 따르면 SKT는 국내에서 기존 기업·기관을 위한 IDC 코로케이션(상면 임대)에 더해, IDC 맞춤개발(Built-to-suit) 대행분야로 사업모델 확장도 구상 중이다. 이 사업모델은 준공된 IDC용 건물에 AWS·MS 등 글로벌 CSP의 입맛대로 '기계·전기·배관(MEP)' 공사 등을 수행하고, 전용 상면·회선과 안정적인 전력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하이퍼그린데이터센터 전문기업을 표방하는 데우스시스템즈의 류기훈 대표는 SKT의 IDC 사업 계획에 대해 "(좁은 부지에 여러 층을 올린) 도심형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낮고 넓은 건물에 표준화된 관리·운영 설비와 자재를 쓸 수 있는 창고형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것"이라며 "전문성을 갖춘 건축사무소·설계전문기업 등과의 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IDC 안에 '모바일에지컴퓨팅(MEC)' 인프라를 통합 구축해 5G MEC와 연계하거나, CSP를 위한 전산장비 구축대행·임대 서비스에 나설 수 있다. 에퀴닉스·디지털리얼티 등 글로벌 IDC사업자를 벤치마킹해 한 기업의 본사·지사, 또는 여러 협력사 전산망의 교차연결(Cross Connect)을 위한 '밋미룸(MMR·Meet Me Room)' 플랫폼도 운영할 수도 있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 CSP와의 기존 파트너십 확대 기회도 엿보고 있다. CSP가 한국이 아니라 다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클라우드 서비스 리전(Region)을 신·증설하고자할 때 필요한 지역·에지(Edge)데이터센터 인프라 수요를 확보·공략하려는 것이다. 이는 SKT 엔터프라이즈 사업 계획의 또다른 축인 클라우드 영역 '글로벌 CSP 초협력' 시나리오로 이어진다.

SKT의 IDC·클라우드 중심 엔터프라이즈 사업 전략 발표로, SKT와 그보다 먼저 이 분야 입지 확대에 나선 KT와의 전면전이 예상된다. 기존 유·무선통신서비스와 부가서비스 시장에서 오랫동안 경쟁해 온 두 기업이 엔터프라이즈 사업에서도 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T는 작년 하반기 '엔터프라이즈부문'을 출범시켜 통신서비스의 강점을 활용하는 디지털전환(DX)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국내 시장 1위 비즈니스인 KT IDC 사업과 공공·금융·민간 수요 공략에 주력하고 있는 KT클라우드 사업을 엔터프라이즈부문의 핵심 기반으로 삼고 국내외 파트너 확보, IT서비스 시장 입지 확대에 나선 상태다.

또, KT와 AWS은 최근 들어 AI·클라우드·미디어 분야의 '전략적 협력 계약(SCA)'을 체결하면서 KT IDC, 클라우드와 AWS를 연계한 통합솔루션으로 엔터프라이즈 시장 확대를 예고했다. KT는 국내 클라우드서비스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글로벌 CSP와 손잡는 데 소극적이었지만, 국내 시장 입지를 다지고 해외 사업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협력 모델로 선회했다.

KT는 지난 9일 AWS와의 협력 계약 발표 당시 "KT 클라우드를 이용하던 국내 기업이 해외로 사업영역을 넓힐 때 AWS 클라우드 솔루션을 접목하면 국내외 시장환경에 적합한 인프라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AWS를 도입한 해외 사업자가 국내 진출시 KT 클라우드를 적용해 한국에 맞는 사업환경 구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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