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생태계 지각변동...울상 짓는 토종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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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21-06-0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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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즈니 플러스, 내년 말까지 100개 글로벌 채널에 공급 중단 선언

  • CJ ENM, U+모바일tv에 송출중단 예고

강호성 CJ ENM 대표[사진=CJ ENM 제공]

콘텐츠 생태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킬러 콘텐츠’를 무기로 콘텐츠 사업자가 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기존 ‘플랫폼 우위 시장’에서 ‘콘텐츠 우위 시장’으로 콘텐츠 생태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보유한 콘텐츠 사업자는 타 플랫폼에 블랙아웃(콘텐츠 공급 중단)을 선언하면서 자사 OTT에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자체 콘텐츠가 약한 토종 OTT는 콘텐츠 경쟁력 악화로 이어져 소비자 이탈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자사 OTT를 보유한 콘텐츠 사업자가 장기적으로 콘텐츠 시장을 지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콘텐츠 공룡 디즈니는 자사 OTT 디즈니플러스를 통한 콘텐츠 유통에 집중하기 위해 내년 말까지 100개의 글로벌 채널에 공급 중단을 선언했다.

밥 차펙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JP모건 콘퍼런스에서 “영국, 호주, 뉴질랜드에서 디즈니 채널이 종료됐다”면서 “10월에는 동남아시아와 홍콩 등 더 많은 국가에서 채널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를 론칭하기 직전 영국 스카이 채널과 버진 미디어(Virgin media)에 콘텐츠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사실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사업상 우선순위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알린 셈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출시 1년 4개월 만에 가입자 수 1억360만명을 돌파했고, 오는 2024년까지 2억3000만~2억6000만 가입자를 목표로 한다.

당장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이 임박한 가운데 디즈니가 국내에서도 다른 채널에 콘텐츠를 공급하지 않는 전략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킬러 콘텐츠를 보유한 상황에서 경쟁 OTT 서비스에 콘텐츠를 공급하게 되면 자사 OTT 가입자 유치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CJ ENM과 IPTV3사가 프로그램 사용료를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CJ ENM은 오는 11일부터 ‘U+모바일tv’에서 tvN, 올리브, 엠넷, 투니버스 등 10개 채널의 송출이 중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의 OTT 서비스 ‘시즌(Seezn)’에서도 CJ ENM 채널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그간 CJ ENM의 실시간 방송을 송출하는 OTT 3곳(티빙, U+모바일tv, 시즌) 중 2곳에서 CJ ENM 콘텐츠를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가 CJ ENM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콘텐츠를 OTT로 보기 위해선 티빙을 결제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진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플랫폼 사업자가 콘텐츠 사업자에 갑질을 했다면, 지금은 콘텐츠 사업자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그 반대가 됐다”면서 “OTT를 보유한 콘텐츠 사업자가 자사 OTT에만 콘텐츠를 독점 공개하면 토종 OTT의 입지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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