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할 생각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이끌기 위한 '유인책'으로 백신이 공급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다시 한번 선을 그은 셈이다. 북한은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12개 국가 중 하나다. 아시아 국가 중에선 유일하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3일(현지시간) "북한과 (코로나19) 백신을 공유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8000만회분 중 우선 2500만회분을 국제 사회와 나누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특히 1900만회분은 '코백스(COVAX)'를 통해 분배되는데, 이 가운데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를 위한 대략 600만회분,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위한 대략 700만회분, 아프리카를 위한 500만회분이 포함된다.
600만회분이 넘는 나머지 분량은 급증세를 보이는 국가, 위기에 있는 국가, 캐나다, 멕시코, 인도, 한국 등을 포함한 다른 동반자와 이웃 국가에 직접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 대한 지원 가능성도 제기됐다. 앞서 미국 CNN은 지난달 10일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코로나19 백신과 다른 인도적 지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단, 미국 국무부는 당시에도 VOA에 북한과 백신을 공유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유엔은 백신을 북한에 공유하는 것이 올해 사업의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북한에서 아직 백신 공급이 시작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백신 대북 지원의 중요도를 가장 높게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유엔 대변인실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코로나19 백신 공급 및 배포를 지원하는 것은 가장 취약한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2021년 유엔의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이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백신 배포 계획과 모니터링 수단 등에 대해 북한 보건성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코백스 백신 배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코백스 측에 문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백스는 북한에 코로나19 백신 199만2000회분(99만6000명분)을 공급하기로 하고, 지난달 말까지 1차분(170만4000회분)을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수급 상황으로 인해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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