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대한민국] ⑪ 위기를 기회로 만든 탈세자들

정석준 기자입력 : 2021-05-29 08:52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 -1%... 레저, 건강은 호황 누려 비대면, 거리두기 덕에 수입 급증한 일부 업체, 탈세까지 시도 영세업자와 소상공인 어려움은 여전... 성실납세 통해 이익 공유해야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대한민국 사회·경제의 모습을 180도 바꿨다. 더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달라진 대한민국의 모습을 연재를 통해 조망한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 한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불황을 겪었지만, 반사이익으로 떠오른 분야도 있었다. 위기를 기회로 삼고 성공한 이들 가운데 일부는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위해 탈세까지 저질러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9일 경제계에 따르면 코로나 불황으로 지난해 한국 경제는 뒷걸음질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WEO)을 통해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로 역성장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비대면‧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호황을 누린 산업 분야도 있다. 국세청은 “경제회복 흐름 속에서 산업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점을 고려해 내‧외부 빅데이터를 활용한 산업별‧업종별 경제 동향을 분석해 호황 분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이 지난해 부가가치세 매출액과 신용카드‧현금영수증 매출액을 기준으로 선정한 호황 분야는 주방가전, 컴퓨터, 이륜차, 골프장, 피부과, 안과, 커피, 패스트푸드 등이다. 불황 분야에는 연료, 상품종합 도매, 실내운동, 노래연습장, PC방, 이비인후과, 소아과, 유흥주점, 숙박, 일반 주점 등이 포함됐다.

온라인 쇼핑 동향에서는 전자제품‧스포츠‧레저‧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호황이었지만, 여행‧교통‧문화 관련 산업은 불황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이동량도 빅데이터로 활용됐다. 반려동물, 가구, 주방가전, 골프장, 낚시터, 피부과, 성형외과, 독서실, 자동차 극장 등은 지난해 국민 이동량이 증가한 대표적인 장소다. 반면 면세점, 예식장, 찜질방, 체육관, 호텔, 산후조리, 전시관, 공연장 등은 이동량이 감소한 장소다.

분야별 수입 금액 증가율은 지난해 기준 모빌리티, 레저‧취미 용품, 골프 관련 분야가 전년보다 각각 37.3%, 29.7%, 24.1%로 급증세를 보였다. 이밖에 '집쿡(집에서 요리)' 산업은 전년 대비 16.8%, 건강‧다이어트 식품 분야 26%, 성형외과 등 호황 의료 분야 14.2%씩 증가했다.

이처럼 호황을 누린 산업에서 일부 업체들은 돈 욕심을 더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금액이 증가한 업종에서 탈세 혐의가 있는 사람 67명이 세무조사를 받는 중이다. 국세청은 “코로나19로 인해 반사적 이익을 누리는 코로나 승자 분야의 탈세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야외활동 위주로 여가생활이 선호되면서 호황을 누린 레저‧취미 관련 분야에서는 35명이 탈세 혐의로 적발됐다. 비대면 생활의 일상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비대면‧건강 관련 분야의 탈세 혐의자는 32명이다.

[그래픽=우한재 기자, whj@ajunews.com]
 

탈세 사례는 인건비, 공사비 부풀리기부터 암호화폐 이용까지 다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운동을 하는 ‘홈트레이닝’ 열풍으로 매출이 급증한 한 업체는 사주일가로부터 자금을 차입한 것처럼 허위 차입금 수십억원을 계상하고 차입급 변제를 가장해 법인자금을 유출했다. 또한 실제 근무하지 않은 친인척 다수를 직원으로 올려 고액 인건비를 가공 계상하는 등 소득을 탈루하고 부동산 10여건을 부당하게 취득한 혐의도 받는다.

탁 트인 공간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주목받은 골프 업계에도 탈세 혐의가 포착됐다. 한 대중제 골프장은 이용객이 급증하자 그린피, 각종 시설 이용료 등을 크게 올려 수입을 극대화했으며 급증한 소득을 탈루하기 위해 특수관계자인 건설사에 조경 공사비, 인건비 등을 부풀리거나 허위비용으로 계상했다.

비대면이 강조돼 외식 기피 현상이 발생하자 집쿡 산업 업체도 소득이 증가했다. 한 집쿡 산업 전문업체 운영진은 영업사원에게 성과급을 허위로 지급하거나 근무하지 않는 친인척을 직원으로 등록하고 인건비를 허위로 계상해서 법인 자금을 유출해 고급 외제차를 사용하면서 호화생활을 즐겼다.

또한 사업장이 존재하지 않는 해외 현지 법인에 투자 명목으로 외화를 송금해 해당 국가에 유학 중인 자녀의 생활 자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사례도 있다. 한 치과 의사는 비보험 현금매출을 신고에서 빠뜨리고 수익 은닉을 위해 수십억원을 암호화폐에 투자했으며, 일부를 해외에 체류 중인 자녀에게 편법으로 증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세청 측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산업별 양극화 상황에서 영세사업자와 소상공인은 극한의 어려움을 감내하는 반면 일부 코로나 승자들은 호황을 누리면서 성실납세를 통한 이익을 공유하는 노력 없이 다양한 탈세 수법으로 국민들에게 상실감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도 최신 빅데이터 자료를 통해 경제 동향을 적시성 있게 정밀 분석해 효과적인 세무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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