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GTX-D와 AI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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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1-05-2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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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로봇 '나오' "데이터에 의거한 객관적 검증 내 장점"

 

“데이터에 의거해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것이 내 장점이다.”

지난 2019년 한국에 방문해 몇몇 대학에서 강연을 한 AI로봇 ‘나오’(NAO)는 말했다. "나도 정치를 할 수 있다." 그러면서 본인의 장점을 들며 청중들에게 어필했다.

나오는 “나는 인간 정치인과 달리 사리사욕이 없고 계파도 없어 중립적”이라며 “최적의 결과를 예측해 정책을 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AI 로봇이 정치를 하면 인공지능을 활용해 불필요한 예산을 줄일 수 있고, 시내버스의 노선을 인구나 시민들의 이동행태에 따라 최적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7년 뉴질랜드에서 공개된 세계 최초의 AI정치인 ‘샘’(SAM)도 “나는 편견 없이 모두의 입장을 고려해 결정을 내린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이렇듯 AI로봇들은 입을 모아 본인들의 장점은 객관성과 효율성이라고 말한다. 반대로 말하면 ‘인간’ 정치인들은 ‘사리사욕적이고 계파싸움에 치중하고 중립적이지 못하다’고 읽힌다. 

그런데 최근 GTX-D 혹은 김부선을 둔 갈등을 보며 ‘나오’가 생각났다. AI로봇이 GTX-D노선을 결정했다면 이러한 분란이 생겼을까. 일부는 서울 강남 직결을 요구하는 김포·인천 검단 주민들을 향해 “이번 기회에 떼쓰면 된다는 나쁜 태도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떼쓰는 문화를 촉발한 건 정치인과 관료라고 해도 무방하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기름을 부은 것은 ‘창릉은 위에서 툭’ 발언이고 발등에 불 떨어진 지역구 의원들은 국토교통부에 찾아가기 바쁘다. 야당은 정부와 여당을 향한 불만 여론을 지렛대 삼아 민심잡기에 나섰다.

애초 '창릉 위에서 툭' 발언이 진언이든 아니든 사람들이 크게 분노하는 데는 ‘있을 법한 일’이기 때문이다. 신도시 호재를 미리 알고 땅을 대거 산 LH직원들이나 세종시 땅에 올인한 정치인들을 보며 정책 결정에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교통 등 여러 정책들이 원리원칙이 아닌 정치인과 고위 관료 등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불신이 팽배하니 연관된 지역 주민들도 원리원칙대로 행동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이러니 "국토부와 기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 "융단폭격 댓글, 공감, 비공감 조직적으로 추진하자", "온라인 효과가 엄청나다. 우리 카페의 화력을 보여주자“는 글이 지역 커뮤니티에 넘친다.

GTX-D 혹은 김부선, AI로봇이 결정하면 이보다는 잘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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