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급락·연준 테이퍼링에 겁먹은 시장…안전자산 다시 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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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5-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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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증시, FOMC '자산매입축소' 가능성 첫 언급에 추락

  • 암호화폐, 머스크·중국 규제·JP모건 보고서에 하락 확대

  • 대표 '안전자산' 금, 암호화폐·증시 추락 반사이익에 상승

각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책으로 날뛰던 가상(암호)화폐, 주식시장이 충격에 빠지자 그동안 부진했던 안전자산이 다시 주목을 받을 거란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지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신매입축소(테이퍼링) 가능성이 처음으로 언급된 것에 영향을 받았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64.62포인트(0.48%) 내린 3만3896.04를, 대형주 위주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15포인트(0.29%) 하락한 4115.68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90포인트(0.03%) 빠진 1만3299.74로 거래를 마쳤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날 공개한 지난달 27~28일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일부 위원들은 이번 회의에서 자산매입 속도 조정을 언급했다.

연준은 의사록에서 "일부 참석자는 경제가 FOMC의 목표를 향해 계속 빠르게 나아간다면 다가오는 회의에서 어느 시점에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계획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연준은 그들의 경제목표, 고용과 물가상승(인플레이션)에 대한 목표가 달성되기 전까지는 (현재의 통화완화)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확고히 말해왔다"며 "(그러나) 이번 회의록에서 이들은 비록 시기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자산매입 축소가 앞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처음으로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 대부분의 연준 관리들은 2%대의 물가상승률과 고용 안정(완전 고용)이라는 통화정책 목표의 `상당한 추가 진전`을 확인할 때까지 현재의 통화 완화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뜻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위원들이 의사록에서 처음으로 `자산매입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연준이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통화 긴축을 논의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렸고, 이는 주식 매도 물결로 이어졌다. FOMC 회의록 공개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62%에서 1.69%대로 치솟은 것도 시장이 연준의 조기 자산매입 축소가 이뤄질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는 신호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P·연합뉴스]


암호화폐 시장은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약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CNBC는 "암호화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고 발표한 이후 중국 금융당국의 경고와 JP모건의 보고서 발표에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비트코인 지지자였던 머스크 CEO는 최근 돌연 비트코인의 환경 문제를 앞세워 약 두 달 전에 발표했던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결정을 철회했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추락했고, 이는 암호화폐 시장 전체로 확산했다.

요동치는 시장에 중국인터넷금융협회, 중국은행업협회, 중국결제업무협회는 지난 18일 공동성명을 통해 금융기관, 결제기관 등 관련 기관의 암호화폐 관련 업무를 금지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특히 개인 투자자에게 위험 관리를 강화하고, 암호화폐 거래에 참여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과거에도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를 높였던 만큼, 이번 규제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머스크 CEO의 발언으로 이미 한번 흔들린 시장은 평정심을 잃고 요동쳤다.

한국 기준 20일 오전 11시 8분 현재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거래 대비 8.42% 빠진 3만7839달러로, 3만8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더리움은 26.17% 폭락한 2402.3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리플은 31.75%가 추락한 1.05달러로, 1달러 선 붕괴 위협을 받고 있다. 도지코인도 27.33%가 하락한 0.325달러의 약세장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과 비트코인 약세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제 금값 상승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 기준 이날 오후 10시 12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 가격은 온스당 1872.10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이 날 종가인 온스당 1881.50달러에서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금값은 지난 3월 저점 대비 11%가량이 오르며 온스당 1900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금 가격은 이날 장중 온스당 1891.3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버리고 금으로 회귀하고 있다며 금값 추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JP모건은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선물 거래를 분석해 비트코인 선물 매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온라인) 귀금속전문거래소인 불리온볼트(BullionVault)의 아드리안 애쉬(Adrian Ash)는 "주식과 암호화폐의 하락이 금값의 급등으로 이어졌다"면서 "특히 `안전한 피난처`로 금에 도전하는 비트코인이 논쟁에 휩싸이며 시장의 직설적인(blunt) 답변을 받은 것이 금 가격에 영향을 줬다"고 마켓워치에 설명했다.
 

20일 오전 11시 8분 현재 주요 암호화폐 가격 추이. [사진=코인데스크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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