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비트코인 붕괴 장세에 연준 '깜짝 긴축'까지...사흘째 하락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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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5-20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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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사흘째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날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이 속락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미 테이퍼링(채권 매입의 점진적 축소) 도입 여부를 논의했던 것이 뒤늦게 알려지며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64.62p(0.48%) 내린 3만3896.04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는 12.15p(0.29%) 하락한 4115.6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90p(0.03%) 떨어진 1만3299.74를 기록했다.

S&P500지수 11개 부문은 △기술주 0.33%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0.1% 등 2개 부문을 제외한 9개 부문이 일제히 하락했다. 각각 △임의소비재 -0.75% △필수소비재 -0.33% △에너지 -2.53% △금융 -0.63% △헬스케어 -0.14% △산업 -0.58% △원자재 -1.54% △부동산 -0.42% △유틸리티 -0.17% 등이다.
 

19일(현지시간) 다우지수 등락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암호화폐 시장과 약세를 공유하면서 낙폭을 크게 키웠으나, 장 막판 하락세를 일부 회복했다. 

이날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전날 4만 달러 선이 붕괴했던 것에 이어 이날 한때 3만 달러 선까지 장세가 밀리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도지코인은 코인당 30센트 선이 붕괴한 28센트 수준까지 폭락했다.

우리시간 오전 6시 18분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대비 13.99% 하락한 3만7251.09달러, 이더리움은 28.82% 급락한 2455.1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도지코인은 32.61%나 폭락한 0.3231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흔들린 것은 중국 당국이 금융기관과 결제기관 등 금융권 전반의 가상화폐 관련 업무를 전면 금지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당국의 암호화폐 규제는 기존의 기조를 반복한 수준이다. 앞서 지난 2017년부터는 암호화폐공개(ICO)를 금지하고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는 등 규제 고삐를 조여왔으며, 이듬해인 2018년부터는 암호화폐 채굴 역시 금지하기도 했다.

다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의 테슬라 결제 수단 도입을 취소하고 보유분을 처분하는 트위터를 날리는 등 시장 불안을 유발해온 터라 중국 당국의 급작스러운 추가 규제 발표에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 가격 추이. [자료=시황페이지]


이날 공개된 연준의 지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역시 금융시장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

당시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에 따라 연준이 일정 시점에서 대규모 테이퍼링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사록은 "다수의 참가자는 경제가 계속해서 위원회의 목표를 향해 빠른 진전을 보이면 앞으로 개최할 회의의 어떤 시점에 자산매입 속도의 조정 계획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다만, 의사록은 "이날 FOMC 위원들이 대체적으로 공급망 병목 현상에 따른 물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일시적 영향만 미칠 것이라는 점에 동의했다"면서 "다수의 위원이 경제 상황의 상당한 추가 진전까진 한동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테이퍼링 도입과 관련한 발언이 나왔다는 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의사록이 공개된 후 미국 달러화 가치는 급반등했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1.62% 근방에서 1.69%대로 치솟았다.

이날 콜린 마틴 슈왑센터 파이낸셜 리서치 금리 전략가는 블룸버그에서 "시장은 이날 의사록 발표 직후 10년물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을 목격했다"면서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하려는 위원은 소수에 불과했겠지만, 이는 시장이 예상하던 것보다는 많은 숫자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 4월 27~28일 열렸던 FOMC 회의가 시장 전망치보다 크게 부진했던 4월 고용지표 발표 이전에 이뤄졌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시장 불안감을 일부 완화했다.

브라이트 트레이딩의 데니스 딕 시장 구조 책임자는 로이터에서 "오늘의 증시 하락세는 암호화폐 때문이지만, 암호화폐 폭락세는 이미 인플레이션 우려로 하락세를 보이는 주식시장에도 파급효과를 미쳤다"면서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주식에서 원자재 등의 다른 투자 자산으로 자금을 옮겼다"고 진단했다.

이날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3.94% 오른 22.18을 기록했다.
 
유럽증시·유가도 크게 하락...'안전자산' 금값은 강세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날보다 1.19% 떨어진 6950.20을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지수는 1.77% 하락한 1만5113.56에,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1.43% 내린 6262.55에 거래를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 역시 1.71% 내린 3936.74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주식·암호화폐 시장 약세와 함께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 소식 영향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13달러(3.3%) 하락한 배럴당 63.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WTI 가격은 지난달 2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2.04달러(2.97%) 하락한 배럴당 66.67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4일로 끝난 한 주간 미국의 원유 재고를 전주 대비 132만 배럴 늘어난 4억8601만1000배럴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원유 재고는 3주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 선물 가격은 위험자산 시장이 크게 흔들린 여파로 강세를 보이며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13.50달러(0.7%) 상승한 1881.50달러에 마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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