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덮친 주가조작 스캔들…중소형주 투자경보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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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1-05-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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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익배분 불만···18개 주가조작 기업 '공개저격'

  • 中 주식시장 '피바람'···특히 중소형주 '우수수'

중국 주가조작 스캔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사모펀드 큰손 예페이(葉飛)가 폭로한 주가조작 스캔들이 중국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주가 조작이 용이한 중소형주가 직격탄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중국 경제관찰망 등 현지 언론은 18일 보도했다. 

◆ 수익배분 불만···18개 주가조작 기업 '공개저격'

이번 주가조작 스캔들은 한때 중국 사모펀드 대가로 이름을 날렸던 예페이가 폭로하면서 진상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예페이는 지난주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일부 상장사들이 '시가총액 관리'라는 명목으로 주가를 조작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18개 기업을 '저격'했다. 

주가 조작은 치밀한 계획 하에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상장사 대주주가 중개업소와 투자액, 수익분배를 계획해서 사모펀드사나 증권사에 의뢰해 상장사 주식을 대량 매입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상장사도 관련 호재를 시장에 뿌리며 주가조작에 적극 협조한다. 그리고 나서 주식을 팔아해치워 벌어들인 수입을 함께 배분하는 것이다. 

예페이가 '저격'한 주가조작 대상 기업은 상하이·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중원가거(中源家居, 603709), 동방시상(東方時尚, 603377), 융기기계(隆基機械, 002363), 웨이신눠(維信諾, 002387), 중타이자동차 등 18곳이다.

헝타이증권, 민성증권, 톈펑증권, 선완훙위안증권 등 대형 증권사도 주가 조작에 동참했다고도 예페이는 폭로했다. '중국 펀드투자 황제'로 불리는 단빈但斌)과 왕야웨이(王亞偉)까지 연루됐음을 시사했다.

사실 예페이도 이번 주가조작의 공범이다. 그는 주가조작 명단에 포함된 중원가거로부터 의뢰를 받고 주가를 조작하는 데 협조했다. 하지만 나중에 이들이 주가 조작으로 돈을 벌고서도 약속한대로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이번 주가조작 스캔들을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때 중국 사모펀드 대가였으나 2015년 주가조작 혐의로 거액의 벌금을 내고 재산을 몰수당하는 등 처벌을 받은 경력이 있다.

◆中 주식시장 '피바람'···특히 중소형주  '우수수'

주가조작 추문이 일파만파로 확산하며 지난 16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도 주가조작 연루 기업에 대한 조사에 대대적으로 착수했다.

중국기금보는 18일 "예페이의 주가조작 폭로로 중국 주식시장에 피바람이 불어닥쳤다"고 표현했다.
 

중국 증감회는 16일 주가조작에 연루된 기업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증감회 홈페이지]


실제 이 소식에 17일 중국 주식시장에서 연루된 기업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특히 6개 기업 주가는 일일 하한폭인 10%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날 이들 기업에서 증발한 시총만 50억 위안(약 9000억원)어치다. 1분기말 기준 이들 기업에 투자한 주주 수만 27만명이 넘는 데, 이들의 투자 손실도 우려되고 있다. 

다만 이번 주가조작 스캔들에 연루된 걸로 알려진 기업들은 혐의를 부인하며 선을 긋고 있다. 예페이가 실명 거론한 증권사들도 마찬가지다. 민생증권은 "1분기 투자매니저들이 투자권한  내 중원가거 주식을 매입했으나, 절대로 주가 조작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시장은 주가조작 대상이 된 기업은 대부분 중소형주로, 이들은 시총이 적고 거래량도 미미해 주가조작이 용이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소형주가 이번 주가조작 스캔들의 직격탄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이미 증권사에서는 중소형주 투자 제한령을 내렸다. 보도에 따르면 한 증권사는 투자매니저들에게 "17일부터 시총 200억 위안 이상, 20일간 평균거래액 5억 위안 이상의 종목만 투자하라. 만약 쓰레기주를 매입한 사실이 적발되면 책임자를 사법기관에 이송하겠다"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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