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치 속 韓 역할 중요...'코리아 이니셔티브' 구현해야"

박경은 기자입력 : 2021-05-15 03:00
조한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보고서 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그래픽=아주경제 편집팀]

'바이든표' 대북정책이 큰 틀에서의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향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한국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는 제언이 15일 나왔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재검토를 마친 바이든 정부 대북정책 평가와 대응방향'이라는 주제로 보고서를 내고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본격화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월 출범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최근 새 대북정책의 개요를 대내외에 공개했다. 바이든표 대북정책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대전제로 실용적이고 조정된 새 접근법 모색으로 요약된다.

외교가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압박을 지속하며 실무 수준의 접촉부터 단계적 대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써 바이든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로 대표된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정상 간 톱다운(하향식) 방식의 해결을 추구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모두 거리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두 행정부 집권기 동안 각각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크게 향상됐고, 또 북·미 정상 간 회담이 두 차례 개최됐지만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조 위원은 "북‧미가 대치국면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과 행동 대 행동방식의 로드맵을 도출하고, '프롬(from) 영변형'을 포함해 실질적 초기 합의를 성사시켜 한반도 비핵화의 불가역적 입구를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 새 대북정책의 핵심요소로는 '동맹', '외교', '강한 억지'를 꼽았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첫 의회연설에서 북핵 문제를 미국과 세계의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 '동맹과 함께(with our allies)', '외교(diplomacy)'와 '강한 억지(stern deterrence)'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특히 조 위원은 바이든 정부가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답습할 것이라는 우려와 관련해서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은 일정한 한계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북정책 재검토 종료를 선언한 바이든 정부의 대북특별대표 자리는 아직 공석이며, 조만간 임명할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P·연합뉴스(왼쪽),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이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이 '전략적 인내 시즌2'로 흐를 개연성도 있다"며 "미국의 인권문제 제기에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한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문제는 강한 억지가 통하지 않았을 때의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라며 "전략적 인내 정책의 실패 역시 인내 기간 중 북한의 행위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맹과 연대, 외교, 강한 억지를 활용하는 '조정된 실용적 접근'이 과거 전략적 인내 정책의 한계를 넘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짚었다.

조 위원은 이 같은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한국 정부의 역할을 꼽았다.

그는 "현재까지 미국은 북한을 견인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이미 2월 중순부터 북한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반응이 없는 상태"라며 "상호 선(先) 양보가 어려운 북·미 대치 국면은 한국의 역할을 필요로 하고 있다. 코리아 이니셔티브(Korea Initiative)의 구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자칫 장기화할 수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며 "북한이 돌파구로 핵실험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미 간 만남의 주선 또는 협상 의제의 선정을 넘어 실질적인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당면 과제는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과 행동 대 행동 방식의 로드맵을 도출하고 실현가능한 초기 합의를 통해 비핵화의 불가역적 입구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21일 한·미 정상회담은 북·미 비핵화 협상 견인을 위한 중요한 계기"라며 "특히 한·미 정상회담 전 북한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개·비공개 채널을 가동하고 고위급 특사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 간략형 원 포인트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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