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15년 후 '달러 패권' 무너진다?...연준의 '불장난 거품' 비난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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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5-1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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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다우지수가 전날보다 무려 473.66p(포인트)나 폭락하며 마감했다. 최근 각종 원자재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데다 고용시장의 수요·공급 불균형까지 커지면서,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종 물가 전망 지표도 최고 수준으로 뛰어오르고 있다. 같은 날 발표한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4월 소비자 기대 조사 결과, 향후 1년 동안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3.4%로 2013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3년 인플레이션 기대도 3.1%를 기록했다.

향후 5년 동안의 연간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가리키는 5년 만기 국채 손익 분기 인플레이션율(5-Year Breakeven Inflation Rate)은 전날인 10일 2.73%를 기록해,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 1주일간 다우지수 등락 추이.[자료=인베스팅닷컴]

뉴욕증시 폭락 조짐...일제히 달러 '너무 많이' 푼 연준 탓 일성

그간 불안불안했던 장세가 추락하려는 조짐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일제히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를 지목하며 "연준이 '달러'를 너무 많이 푼 탓"이라고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의 인플레이션 조짐은 코로나19 사태 동안 연준이 시중에 다량의 돈을 푼 여파로 돈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재화의 가격이 비싸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스탠리 드러켄밀러 듀케인패밀리오피스 회장은 전날부터 이틀 동안 제롬 파월의 연준이 15년 후 미국의 달러 패권을 잃게할 것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드러켄밀러 회장은 과거 30년간 연평균 30.4%의 수익률을 올리며 미국 헤지펀드(단기간에 고수익을 추구하는 민간투자신탁) 업계에서 전설로 통하는 인물이다.

그는 과거 영국 파운드화 공매도 기법을 처음 고안했을 정도로 세계 거시 경제 흐름에 기반해 투자해오면서 '투자자 중 경제학을 가장 잘 알고, 경제학자 중에선 투자를 가장 잘 안다'는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다.

드러켄밀러 회장은 이날 CNBC에서 현재 연준의 정책을 두고 "우리(미국)가 부채를 화폐화하고 (재정을) 더욱 더 지출할 경우, 향후 15년 안에 기축통화 지위를 잃고 그로 인한 모든 혜택을 처음으로 잃게 될 수도 있다"면서 우려했다.

그는 이어 연준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기간 도입한 조치들에는 동의하지만, 이제는 해당 정책의 '가속 페달'을 너무 오랫동안 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드러켄밀러 회장은 "시장이 번창하고 경제가 호황인데도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수조 달러의 채권을 사들이겠다는 연준의 주장은 장기적으론 위험하다"면서 현 상황을 "역사적으로 통화·재정정책과 경제 상황이 크게 어긋난 이례적인 시기"라고 평가했다.

실제 경제 분석가들과 투자자들은 지난해 급격하게 늘어난 연준의 부채(자산)에 대해 우려의 눈길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연준의 총 자산은 7조7700억 달러인데, 이는 지난 14개월과 비교했을 때 3조5300억 달러가 늘어났으며 18개월 동안에는 두 배로 불어난 수준이다.

이는 대부분 미국 국무부 국채와 주택담보부증권(MBS) 매입으로 이뤄졌는데, 각각은 약 5조 달러와 2조2000억 달러 수준이다. 이 때문에 최근 연준의 MBS 매입 중단을 촉구하는 비판적인 분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지난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이 MBS 매입을 지속하는 것은 주택 (채권) 시장을 직접 지원(부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간 해당 시장이 심각한 기능장애를 겪고 있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연준의 MBS 매입은 '제로(0)'가 되겠지만, 아직은 그 시기가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스탠리 드러켄밀러 듀케인패밀리오피스 회장.[사진=CNBC 갈무리]

 
연준의 불장난?...불어나는 부채에도 시장 기능 위해 매입 유지

문제는 유동성이 높아지면서 자산 대상을 가리지 않고 금융 시장 전반의 투자 열기가 높아진 여파로 연준의 지원이 오히려 시장 과열을 불러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전날 드러켄밀러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 기고문을 통해 "연준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The Fed Is Playing With Fire)"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드러켄밀러 회장은 기고문에서 "지금 시장은 완전히 광기에 빠져 있다. 모든 자산에서 거품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연준은 금융과 시장의 과잉을 가능케 하는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회장이 했던 우려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같은 날 WSJ 주최 행사에 참가한 달리오 회장은 "너무 많은 돈이 경제에 유입돼 거품을 양산할 위험이 있다"면서 "많은 돈을 투입한 만큼 이에 맞춰서 재정을 긴축하지 않을 경우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거품이 있는데, 우리는 지금 이런 형태의 거품 속에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5월 당시에도 달리오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동안 달러화 수요가 늘면서 달러가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지만, 결국 달러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달러의 유동성이 증가하며 달러 부족 현상이 해소되거나 채무불이행 혹은 채무조정으로 달러 수요가 줄어들면서 달러화의 기축통화 자리를 중국 위안화가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 연준 관계자들은 재정 완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1일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미국 경제 회복세가 탄력을 받고 있지만, 아직은 불확실성이 더 높다"면서 "전망보다는 결과에 기초한 통화정책이 더 도움이 된다. 통화 완화책에 더 인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역시 각각 "통화·재정 지원으로 인플레이션이라는 일부 위험성을 가져오긴 했지만, 아직 지원 정책을 철회할 이유는 없다", "미국 경제가 탄탄한 회복 경로를 가곤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연준은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시기"라고 발언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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