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365일 24시간 거래하는데…고객센터는 평일에만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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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1-05-1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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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공휴일엔 응대 안 해…불편 호소 속출

  • 막대한 수수료 수익에도 투자자 보호 소극적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대다수가 평일에만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65일 24시간 거래가 진행되는 가상화폐 시장의 특성과 달리 주말과 공휴일에는 고객 응대에 나서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코인 열풍'에 힘입어 각 거래소들이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올리면서도 투자자 보호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 등 4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주말에도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빗썸이 유일하다. 빗썸은 요일과 무관하게 24시간 전화 상담 또한 가능한 상황이다.

다른 거래소의 경우 평일 지정된 시간대가 아니면 콜센터 이용이 불가능하다. 업비트의 경우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코인원은 오전 10시~오후 7시, 코빗은 오전 9시~오후 6시에만 각각 콜센터를 운영 중이다. 주말은 물론 공휴일에도 이용이 불가능하다.

이들 거래소는 콜센터 이외에도 카카오톡이나 홈페이지를 통한 채팅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거래소의 채팅 상담 서비스는 실제 상담원이 아닌 챗봇에 기반해 운영되고 있어, 사전에 정해진 리스트 안에서 답을 찾는 'Q&A형'에 가깝다. 상담원과 연결이 되더라도 "모든 상담사가 상담 중에 있다"며 답변을 받기까지 장시간이 소요되는 경우도 많다. 4대 거래소를 제외한 영세 거래소 중에는 아예 콜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문제는 이러한 운영 방식이 가상화폐 거래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식과 달리 가상화폐 시장은 별도의 장 마감 개념이 없다. 365일 24시간 거래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고객센터가 운영되지 않는 시간에 거래하다가 입출금 지연이나 로그인 문제가 생길 경우 투자자들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야 한다.

최근 코인원에서 발생한 해킹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달 투자자 중 일부가 코인원을 사칭한 피싱(전자금융사기) 홈페이지에 접속하면서, 해당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가상화폐가 유출되는 경우가 잇따라 발생한 바 있다. 코인원 측은 "거래소 자체가 뚫린 것이 아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 사례 중 상당수는 코인원의 고객센터가 운영되지 않는 주말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거래소의 책임이 전무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심심찮게 발생하는 '먹통' 현상 또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다. 변동성이 매우 큰 가상화폐를 거래하면서 매매 타이밍을 놓쳐 손해를 보는 투자자도 많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거래 과정에서 전산 장애가 발생해 거래가 지연될 경우 자체 규정에 따라 보상 신청이 가능하다. 반면 상당수 거래소의 경우 약관에서 "관리자가 주의를 다했다면 책임지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어 보상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인 상승랠리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코빗을 제외한 4대 거래소는 전년 대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2185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전년 대비 26% 늘어난 1767억원, 코인원은 300% 증가한 331억원을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로부터의 신뢰 확보가 필수"라며 "거래소 일평균 수수료 수익이 3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걸맞은 투자자 보호 장치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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