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긴축' 발언 후폭풍…연준 위원들 수습에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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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5-0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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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기준금리 인상 발언 후폭풍이 거세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은 아직 자금매입 규모축소(테이퍼링)를 언급할 시기는 아니라고 뒷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연준 의장까지 지낸 바 있는 옐런 장관의 발언에 시장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 주최로 열린 '미래경제서밋' 행사에서 방영된 녹화 회견(인터뷰)에서 "경제의 과열을 막기 위해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가 다소 올라야 할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고 CNBC 등 외신은 전했다. 

당장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2% 가까이 급락하면서 금융시장은 요동을 쳤다. 옐런 장관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인정한다며 발언 수위를 조절하기는 했지만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우려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의 동요는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5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논의해야 할 시기라고는 보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이 1분기에 빠른 성장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연준의 목표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고용시장이 아직 부진한 상황이라며, 실제 실업률은 여전히 10%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옐런 장관이 경기 과열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현재 시점에서는 '과열'로 보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클라리다 부의장은 "어느 시점에는 자산 매입 규모 축소에 대해 생각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물가상승에 대해서도 향후 몇 개월 동안 다소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는 '단기적'인 것으로 보았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역시 물가상승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에번스 총재는 5일 바드 칼리지의 레비 경제연구소 연설에서 "의회에서 통과된 2조8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으로 미국의 물가상승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향후 몇 개월간의 수요 증가에 따른 '병목' 현상이 있을 수는 있지만 2~3년 내에 물가상승은 진정될 것으로 보았다. 이어 "경제전망에 대해 낙관한다"면서도 "완전 고용과 평균 2%의 인플레이션이라는 목표 달성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강조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 역시 보스턴 칼리지가 주최한 비대면 연구토론회(세미나)를 통해 물가상승률의 가속화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감염병 확산 초기에는 화장실 휴지와 클로락스가 공급 부족에 시달렸지만, 결국 얼마지 않아  제조업체들이 공급을 늘리면서 공급 부족이 해결됐다"면서 "이번 봄 물가 인상도 비슷한 이유에서 일어난 것이며, 단기적일 것 같다"고 지적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내년에는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장기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예상보다 물가가 빠르게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자료를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로젠그렌 총재 역시 자산매입 축소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준 위원들의 이 같은 전망에도 시장은 의심의 눈초리를 쉽게 거두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따른 재정 부양책으로 동원된 자금만 5조 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규모의 자금이 풀린 상황에서 연준이 제로금리와 자산매입이라는 공격적 완화정책을 장기적으로 이어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블랙록을 비롯한 민간 금융기관들은 물가상승 우려를 고려해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 규모 축소 신호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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