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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칼럼] 환경보호가 기업경영에 족쇄? 주저함이 족쇄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산업연구실장)입력 : 2021-05-04 04:00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산업연구실장)

 

세상은 늘 변하고 있다. 윗세대들도 그렇게 느꼈겠지만, 지금 나도 이처럼 빠른 변화, 어디로 가는 건지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의 변화는 처음이다. ‘라떼는 말이야~’를 외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니 그보다는 자녀들이 만들어 가는 세상을 존중하기 위해서라도 구세대의 경험과 사고방식을 고집하고 싶지는 않다. 차세대의 눈에는 50대의 아저씨가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여 짜내는 미래의 모습이 성에 차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그들이 써 내려가는 소설 같은 이야기에 끝까지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독려하는 편을 택하겠다.

미래 세대를 독려한다는 것은 경제학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선, 미래를 고려하는 상황, 경제학 연구를 할 때 시간 개념을 고려한 변수를 포함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학은 사회 현상에 대한 분석이기 때문에 그 속성상 ‘시간’을 포함하느냐 안 하느냐도 문제 해결 접근의 주요 고려 사항이다. ‘시간’ 개념이 포함되지 않는 분석 모델에는 정태적 분석(static analysis)과 비교정태분석comparative static analysis)이 있는 반면, ‘시간’ 개념이 중요하게 취급되는 분석 방법에는 동태적 분석(dynamic analysis)이 있다. 동태적 분석법은 여건이나 시간의 변동을 고려하면서 다양한 경제 현상 간의 상호 관계를 연구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1분기에 발생한 환율 급등이 2분기, 3분기, 4분기 등 그 이후에 각 분기별로 수출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방법이다. 더 긴 시간 개념으로는 한 세대, 한 세대가 연속적이면서 중첩되게 이어지는 현상을 보는 분석 모델도 있다. 교육에 대한 투자가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어떠한 효과를 가져오는가는 1년, 2년보다는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한 분야이다.

미래 세대를 생각하는 것에 더해 독려하는 더 적극적인 방법은 쾌적한 삶의 무대가 되는 지구 환경을 보존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큰 관심을 받는 ESG 경제 트렌드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연장선상에 있다. ESG는 환경보호(Environment), 사회공헌(Society), 윤리경영·지배구조개선(Government)의 약자이다. 경제나 경영 활동 측면에서 자연환경, 지역사회, 윤리성 등을 이전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이 중 최근 가장 관심이 높은 분야가 환경 분야이다. 예를 들면, 기후변화, 탄소배출, 대기 및 수질오염, 생물 다양성, 물 부족, 폐기물 관리, 신재생에너지, 재활용 등과 관련된 이슈 등이다. 이런 환경보호 관련 이슈는 모두 지구 환경을 최대한 지금 상태로 유지하거나 혹은 조금 더 깨끗한 상태로 복원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매년 여름이 훨씬 더 더워지는 것을 생각하면, 경각심만 일깨운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데이비드 월러스 웰스는 <2050 거주불능지구>에서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의 종말론적 결말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평균 온도가 2도 높아지면 빙하가 녹고, 4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물 부족을 겪을 것이다. 북반구에서는 폭염으로 여름마다 수천명이 사망할 것이다. 그나마 이게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다. 평균 기온이 3도 높아지면 남유럽은 영구적인 가뭄에 시달릴 것이고, 해마다 산불로 파괴되는 지역은 2배로 증가할 것이다"고 미래를 매우 암울하게 그렸다.

이런 경고는 오래전부터 있었고 환경보호도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왜 최근에 크게 화두가 되었을까. 그 배경에는 이윤 추구를 최고로 여기는 기업도 환경 이슈에 집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수익 창출에만 관심을 보인다고 여겨지는 기업도 최근에는 중장기적인 발전, 지속가능한 성장 등과 관련한 활동을 보여줘야 투자자들, 더 나아가서는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는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 기업이 추구하는 바가 비록 단기간에 발생하는 수익이 아니라 언젠가는 사회에 꼭 필요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면 투자자나 소비자들은 그 기업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투자의 결실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알게 변하고 있다. 예를 들면, C형 간염 치료제를 최초 개발한 바이오테크 기업 길리어드는 기업공개 후 9년에 걸쳐 계속 손실만 보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생명공학 분야의 세부 사항은 몰랐지만, 그 치료제가 사회에 기여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믿었고 기다렸다. 결국 그들은 발생한 손실을 모두 메우고도 남을 플러스의 가치를 현실화할 수 있었다.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관심을 보이고 노력해야겠지만, 환경보호 측면에서 이전과는 달리 가장 극적인 변화를 이끄는 주체는 기업일 것이다. 정부는 이전부터 시장 실패가 발생한 분야인 환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었다. 또한, 개인의 행동 변화는 매우 느리게 진행될 것이다.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변화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기업은 지금까지 자원 활용 측면에서 보면 보호·보전보다는 채굴·취득 중심이었다. 이제 미래 세대를 고려한다면 기업의 경영활동은 자연과 환경을 이용하는 데 더 신중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시대는 변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신기술에 익숙한 신세대가 세상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할수록 변하는 속도는 더 빨라진다. 그 변화의 물결 위에 올라타지 못하는 기업은 스스로 족쇄에 묶이게 될 것이다. 환경보호가 기업 경영활동에 족쇄가 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보호를 기업의 경영 목표나 성과 평가에 담아내지 못하고 주저하는 자세가 족쇄가 될 것이다.


 
홍준표 필자 주요 이력

▷서울대 농경제학과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농경제학 박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 ▷고용노동부 고령화정책TF ▷한국장학재단 리스크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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