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IB>씨유메디칼, 상상인증권에만 반 값 할인 '오버행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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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입력 2021-04-2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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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상인증권 실권주 인수시 추가수수료 25%…타 증권사 2배 이상

  • 씨유메디칼 감사법인 "계속기업 존속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 존재"

씨유메디칼이 거액의 유상증자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구조상 기존 주주들에게 불리한 터라 실제 유상증자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출처=씨유메디칼시스템즈 홈페이지, 금감원 전자 공시]


지난 20일 씨유메디칼은 주당 1310원에 15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며 196억5000만원을 유상증자한다고 공시했다. 주주에게 배정한 이후 최종적으로 실권주가 생길 경우 대표주관사인 상상인증권이 인수하게 된다. 구주 1주당 신주 0.5598주를 배정할 예정이며, 청약은 오는 6월 28일부터 2일간 진행된다.

이번 유상증자 규모는 상당하다. 씨유메디칼이 발행할 신주 1500만주는 기존 유통주식 2679만3925주의 55.62%에 달한다. 유상증자 규모 역시 21일 기준 시가총액 465억원의 42%에 이른다. 기존 주식의 희석이 반영되며 예정발행가액은 기준 주가 1987원에서 34.07% 할인됐다. 

신주 발행가액 확정까지는 아직 변수가 남아 있으나 씨유메디칼 기존 주주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기존 주주들은 신주를 싸게 인수할 수 있어 기존 주가를 희석시킬 수 있다. 새로 발행할 신주는 전량 보호예수되지 않는다. 보호예수는 일정 기간 주식시장에서 매매할 수 없도록 제한이 걸려 있는 것으로서, 보통 기간으로 표시된다. 또한 매도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이 9.83%에 불과하다.

추가 수수료율 또한 높다. 유상증자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해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상상인증권은 이를 전액 인수하게 된다. 대신 씨유메디칼은 상상인증권 인수대금의 25%를 추가 수수료로 지급하게 된다. 이는 최근 유사한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보령제약보다 추가 수수료율이 5배, 아이진·쏠리드보다 2.5배, 국전약품보다 2배 높은 수준이다.

수수료를 고려하면, 상상인증권은 일반 청약자보다 25% 싸게 매입하는 셈이다. 만약 잠정금액(1310원)으로 신주가 발행될 경우 상상인증권은 25% 할인된 금액인 983원에 인수할 수 있으며, 이 가격은 유상증자 발표 전일(19일) 시가 2030원의 절반 이하다.

또한 보호예수가 걸려 있지 않아 상상인증권이 신주를 시장에 즉시 팔 수 있다. 상상인증권은 증권 신고서를 통해 "수수료를 고려한 상상인증권의 실질 매입단가는 일반청약자들보다 낮으며, 상상인증권은 씨유메디칼의 주식을 인수한 후 신주교부일 전 영업일부터 즉시 매각이 가능하다"면서 "조기에 장내에서 최종 실권주를 매각할 경우, 주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상황은 그만큼 씨유메디칼의 현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1년 설립된 씨유메디칼은 2011년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으며, 지난해 매출의 66%는 자동심장충격기(AED) 부문에서 발생했다. 최근까지 아이패드 등을 의료기관, 교육기관과 같은 곳에 파는 애플 VAR 사업도 영위했으나 실적 부진으로 사업을 중단했다. 애플 VAR 사업 부문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했다. 또한 병원 MSO 사업을 영위한 씨유헬스케어 역시 대광네트웍스에 매각하기도 했다. 

지난해 실적도 부진했다. 씨유메디칼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255억원을 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283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영업손실은 27억원이었지만 △31억원의 이자비용 △기타 대손상각비 61억원 △무형자산 손상차손 39억원 △매각예정자산 손상차손 29억6000만원 등이 더해지며 적자 폭이 커졌다.

한계기업의 모습도 나타난다. 씨유메디칼의 총 차입금 의존도는 32.6%로 통상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이자비용으로 2019년 44억원, 2020년 31억원이 발생했다. 최근 2년간 평균 이자비용은 씨유메디칼의 최근 7년 사이 가장 좋았던 2018년 영업이익 37억원과 대동소이하다.

회계법인 역시 씨유메디칼의 어려움을 에둘러 표현했다. 씨유메디칼을 감사한 세일원 회계법인은 감사의견으로 '적정'을 제시했지만,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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