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소공연 내홍’을 바라보는 소상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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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21-04-1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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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욱 전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지난해 7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춤판 워크숍'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배동욱·김임용 두명이 서로 자신이 회장이라고 주장하면서 소상공인연합회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의 밥그릇 싸움이 이어지는 동안 코로나19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소상공인의 현실은 뒷전이 됐다.

방아쇠는 지난해 배동욱 전 회장의 ‘춤판 워크숍’이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지난해 6월 강원도에서 걸그룹을 불러 음주와 함께 춤판을 벌여 논란이 됐다. 소공연 회원 단체이면서 집행부에 소속된 일부 조합·협회 대표자들은 배 전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고, 소공연 예산으로 가족이 운영하는 화환업체에서 화환을 구매, 보조금으로 구매한 도서를 소공연 예산으로 포함시키는 등의 의혹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소공연 노동조합은 배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후 ‘소공연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돼 임시총회가 열렸고, 배 전 회장을 탄핵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이 지난해 9월 배동욱 전 회장 해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배 전 회장은 법원에 소공연의 탄핵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올해 3월 22일부로 회장직을 되찾았다. 그런데 법원의 결정 후 일주일여 만에 임기가 끝났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배 전 회장의 임기를 8일 후인 29일까지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임용 수석부회장 체제가 맞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배 전 회장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김 권한대행은 배 전 회장의 주장을 반박하며 자신이 회장(대행)이라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서로의 비리의혹을 폭로하고, 고소고발이 난무했다.

국내 유일한 소상공인 법정경제단체인 소공연이 분열된 사이 소상공인의 권익을 대변해 경제적 지위를 높이는 역할은 회장 자리에 대한 탐욕으로 가려진 듯하다. 소상공인들의 처지를 듣고 목소리를 내야 할 단체가, 단체의 수장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이, 자신의 밥그릇만 걱정하고 있는 모습은, 그저 추해 보일 수밖에 없다.

지금은 코로나19 시국이다. 소상공인들은 지금 누가 소공연의 회장인지 중요하지 않다. 코로나19로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 소상공인들에겐 소공연의 ‘회장님들 싸움’은 사치스러워 보인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화되는 데 소공연이 자신의 본분에 충실해 주길 바랄 뿐이다. 소공연의 자중지란이 지속될수록 결국 소공연의 ‘진짜 주인’ 소상공인들의 고통과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소공연은 지금의 갈등을 봉합하고 소상공인을 위한 단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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