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는 SKT 지배구조 개편안...인적분할 방식 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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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입력 2021-04-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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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지배구조 개편 설명회 열 듯...기업가치 제고 목표

  • 증권업계 "주주 반발 최소화할 방안 내놓을 것"

SKT 본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SKT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이번주 중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SKT는 기업가치를 키우고 SK하이닉스를 SK(주)의 자회사로 편입해 그룹사 전체의 경영 효율을 높인다는 목표다. 지배구조 개편 방향이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증권업계는 SKT가 주주반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편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SKT 대표이사는 이르면 오늘 지배구조 개편 관련 임직원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주식가치 등을 이유로 인적분할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으나, 최근 들어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을 혼합한 제3의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SKT는 2018년부터 꾸준히 SK하이닉스를 떼어내고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 의지를 밝혀왔다. 이를 통해 SKT는 ICT 관련 자회사를 거느리는 종합 ICT 기업으로 거듭나고,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SK(주)의 손자회사라는 법적 지위를 벗어나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더 뻗어나갈 수 있게 된다.

현재 모회사 SKT보다 자회사 SK하이닉스의 몸집이 더 큰 기형적인 구조도 개편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SKT 시가총액은 20조원 규모인 반면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몸값은 네 배 이상 많은 94조6403억원에 달한다. 손자회사라는 한계 탓에 SK하이닉스는 지금보다 몸집을 더 키울 수도 없으며, SKT 입장에서는 업종이 다른 SK하이닉스와 기업가치를 연동하기도 쉽지 않았다.

올해 SKT가 중간지주사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는 내년부터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지주사가 의무로 보유해야 하는 자회사 지분율은 현행 20%에서 30%로 올라간다. 현재 SKT가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은 20.1%로, 30%의 지분을 보유하려면 약 10조원이 더 필요하다. 정부 심사 등을 고려하면 6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어 늦어도 올해 상반기 전에는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해야 한다.

2018년 당시 업계에서는 SKT가 물적분할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적분할은 특정 사업부문을 분할하고, 해당 사업부문의 지분을 모회사가 100% 소유하는 방식이다. 물적분할 방식에 따르면 SKT 모체는 투자사인 중간지주사가 되고, SKT의 이동통신사업(MNO) 부문은 별도 자회사로 분할해 이를 상장하게 된다.

하지만 이 경우 기존 주주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기존 주주는 신설 자회사의 주주 지위는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회사가 모회사로부터 떨어져나가면 기존 주주의 주식에는 자회사의 기업가치가 더 이상 반영되지 못한다. 물적분할 이후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가 희석됐다는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 LG화학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SKT가 인적분할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적분할은 사업부문을 분할하고, 분할된 사업부문에 대한 소유권을 기존 주주들이 동일하게 갖는 방식이다. 인적분할에 따르면 SKT는 MNO자회사와 중간지주사로 나누고, 주주에게 기존 지분 비율만큼 주식을 분배한다.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인적분할 방식을 기반으로, SKT를 SK하이닉스만 보유한 투자사와 그 외 MNO와 보안, 커머스 자회사 등을 한 번에 거느리는 SKT홀딩스(가칭) 두 개로 쪼개는 방안도 거론된다. SKT를 중간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한 뒤 중간지주사와 SK(주)간 합병하게 되는 방안 역시 증권업계가 꼽는 시나리오 중 하나지만, 이 경우 기업가치 하락 가능성 때문에 주주 반발을 살 수 있다. 
 

하나투자증권이 전망하는 제3의 시나리오. 중간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한 뒤 중간지주사를 추후 SK(주)와 합병하는 방안이다. [사진=하나투자증권 리포트 갈무리]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부 분할 방안의 경우 주주 반발로 개편안이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SKT도 이를 감안해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T는 이번주 중 타운홀 미팅을 열고 지배구조 개편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향후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 정부 심사 등을 거쳐 올해 중 지배구조 개편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지배구조 개편안 공개가 임박한 가운데 13일 오후 기준 SKT 주가는 29만7000원 선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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