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0년 된 용산 강변강서맨션 "재건축은 무조건…공공은 선택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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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1-04-0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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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적률 문제로 민간 실패해…고민 후 최선의 선택 할 것"

  • 주민들, 50년된 아파트 위험하기도…재건축 필요성에는 이견無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로 발표된 강변아파트. [사진=신동근 기자, sdk6425@ajunews.com]


"강변·강서아파트 주민들은 대부분 재건축에 동의해요. 공공도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죠."

8일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가 발표된 후 찾아간 용산 강변·강서맨션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조합 박형준 조합장은 이같이 말하며 "앞으로 오는 5월 정부 설명회 등을 듣고 주민들 의견을 확인해 할 것"이라며 "더 좋은 방안이 생긴다면 그 방안을 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며 민간재건축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박 조합장은 "아직 오 시장이 말하는 정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할 말은 없다"며 "앞서 민간재건축은 용적률이 너무 낮아 사업성이 없어 진행이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강변·강서는 1971년 준공된 단지로 올해로 지어진 지 딱 50년이 됐다. 용산역 1번 출구로 나와 15분가량 걸으니 현대한강아파트 뒤 작게 '강서멘숀'이라고 적힌 회색 건물과 '강변멘숀'이라는 이름의 살굿빛 건물이 눈에 띄었다. 두 단지는 벽을 하나 사이에 두고 붙어 있었으며 강변맨션 단지 안으로 들어가자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대부분이 연륜이 묻어나오는 어르신들이었다.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로 발표된 강서맨션. [사진=신동근 기자]

떨어지는 벚꽃을 보며 대화를 나누던 주민 A씨에게 '재건축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나는 20년 전에 여기 재건축된다고 해서 들어왔는데 아직도 안됐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그는 "재건축은 무조건 필요하다"며 "50년 된 건물이라 아무래도 주거 환경이 좋지 않고, 보면 아파트 내부에 금 간 곳도 쉽게 찾을 수 있어 안전하다고 느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A씨는 "무너질까 봐 걱정"이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는데 '왜 그런 말을 하냐'며 한 주민에게 타박을 받았다. 그러나 타박을 한 주민도 재건축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나이도 많아서 계단을 이용하기도 힘들다"며 "엘리베이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변 상가의 부동산 중개사무소 대표 B씨는 "강변·강서맨션도 주변 아파트들이 재개발하던 20년 전에 해야 했었다"며 "근처 현대한강아파트는 용적률 400%로 재건축을 했는데 강변·강서는 시기를 놓치며 용적률을 높게 재건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용적률만 높다면, 이 지역은 자연·교통이 탁월해 입지가 좋아 사업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B대표는 "강변·강서는 시세가 전용 65㎡ 9억원 정도로 알고 있다"며 "다른 지역에 비해서 많이 오른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로 붙어있는 현대한강아파트 전용 59.55㎡는 지난 2월 14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한편 이날 서울주택도시공사(SH) 직원들이 방문해 공공재개발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다. SH 관계자는 "오늘은 주민들의 의견을 들으려 온 것뿐"이라며 "오늘은 구체적인 내용(제안)을 가지고 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날 국토교통부는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를 발표했다. 국토부는 강변·강서맨션을 후보지로 지정하며 3종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로 종상향해 용적률을 499%까지 올려 268가구를 신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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