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중독(中讀)]무서운 중국 집값... 100여개 대책에도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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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4-0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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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들어 중국 22개 도시서 부동산 대책 100여차례 쏟아내

  • 지난해부터 이어진 집값 상승세에 中 당국 골머리

  • 부동산 대책 내성 생겨... 규제 강화 효과 미지수

※ ‘아주중독(中讀)’에서 중독은 ‘중국을 읽다’라는 의미입니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재미있는 이슈나 경제·투자 현안 등을 분석하고 다시 곱씹어볼 만한 읽을거리를 아주경제 중국본부가 제공합니다. [편집자 주]
 

상하이 부동산[사진=신화통신]

“광저우의 강화된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첫날인 지난 3일에도 시장은 여전히 뜨거웠다. 각 부동산 업체엔 사람이 붐볐고, 심지어 일부 중개업자들은 여전히 아파트 값 부풀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중국 동방재부망은 새로운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광저우의 부동산 시장을 살폈지만, 큰 효과가 없어 보였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광저우는 올해 중국 전체 부동산 시장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난 1분기 중국 각 도시와 관련 부처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집값 상승세를 잡기 위해 잇따라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았다. 비공식적인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발표된 부동산 관리 정책만 100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뜨거운 부동산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시장의 내성이 커진 만큼, 대출 규제 강화 등 추가 대책을 내놓는다 해도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中 1분기 나온 부동산 대책만 100여 차례··· 상하이에선 6차례 발표 

지난 2일 중국 광저우시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의견(이하 의견)’을 발표해 3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의견은 “집은 투기가 아닌 거주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토지 공급 계획에 따라 택지 공급 관리를 강화한다고 했다. 또 주택 구매자의 주택 판매 제한 기한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부동산 중개업소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한다고 했다.

사실 이번 광저우의 규제책은 올 들어 두번째로 발표된 부동산 대책으로, 최근 중국 주요 도시들의 잇단 부동산 규제책 강화 움직임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중국 부동산정보그룹(CRIC) 연구센터가 내놓은 ‘2021년 1분기 중국 부동산 시장 현황과 전망’에 따르면 올해 부동산 강화 대책을 발표한 도시는 22개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베이징, 광저우, 상하이, 선전, 톈진, 충칭, 난징, 항저우, 샤먼, 허페이, 지난, 우한, 청두, 푸저우, 정저우, 우시, 쑤저우, 선양, 창춘, 닝보, 칭다오, 창사다.

이들 지역에서는 연초부터 기업의 비합리적인 토지 입찰을 억제하고, 도시 땅투기 과열을 방지해 주택 가격 상승세를 낮춘다는 내용의 규제책을 발표했다.

그런데 대책 발표 후에도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1분기 기준 이들 도시 중 12곳이 한층 더 강화된 추가 대책을 2차례 이상 내놨다. 이달 발표된 광저우와 허페이의 두 번째 강화 대책까지 포함하면 올 들어서 모두 14개 도시가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이 중 상하이는 올 들어 무려 6차례 부동산 시장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규제책은 △주택 구매 제한 강화 △대출 제한 강화 △주택 가격 상승 제한 △부동산 거래 세금 및 수수료 인상 △가짜 이혼 및 결혼 금지 등 다양한 사안이 포함됐다.

실제 상하이를 포함한 각 지역과 기관에서 올 들어 발표한 부동산 대책만 100차례 이상에 달한다고 중국 동방재부망은 비공식적인 통계를 인용해 소개하기도 했다.

◆대다수 도시 신규주택 전월比 상승세··· "집값 왜 안 꺾일까"

이처럼 각 지방 정부가 수차례 대책 강화에 나서는 이유는 강도 높은 대책에도 좀처럼 꺾이지 않는 집값 상승세 때문이다.

최근 중국의 주택가격 오름세는 가파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8.7% 상승했다. 신규주택 평균 가격이 33개월 연속으로 상승하며 1991년 통계 작성 이후 최장 기간 오름세를 탔다.

그런데 이 같은 오름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70개 주요 도시 중 55개 도시 중고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상승했다. 연초부터 잇따라 강도 높은 규제책을 펼쳤던 상하이, 베이징, 선전 등의 집값조차도 상승했다. 상하이시 평균 집값은 전달에 비해 1.3% 올랐고, 베이징과 선전시 평균주택가격도 각각 1.2%, 0.9% 올랐다.

중국지수연구원이 발표한 3월 중국 100대 도시 신축주택 가격에서도 이 같은 집값 상승세는 이어졌다. 100대 도시의 신축주택 1㎡당 평균 가격은 1만5916위안(약 272만원)으로 전달과 비교해 0.2% 상승했으며, 작년 동기 대비로는 4.07% 상승했다. 이 중 1선 도시의 상승폭은 전달과 작년 동기 대비 각각 0.21%, 4.33%를 기록했다.

100대 도시 중 신축 주택가격이 작년 대비 오른 도시는 모두 85곳이었다. 전월 대비로도 76개 도시의 신축 주택가격이 상승했다. 이는 2월에 비해 10개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가장 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곳은 광둥성 둥관시였다. 둥관시의 3월 신축주택가는 작년 동기 대비 무려 11.11%나 올랐다.

1선 도시 중에서는 광저우의 신축주택 가격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광저우의 3월 신축주택 가격은 1㎡당 2만3833위안으로 작년 동기 대비 9.18% 급등했다. 최근 15개월 내 가장 큰 상승폭이었다. 전달 대비로도 광저우의 3월 집값은 1.97% 상승했다. 이외에 상하이, 베이징의 집값 역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5.49%, 2.35% 증가했다.

◆"인민은행 대출규제 효과도 미지수" 

이에 따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시중은행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대출을 유지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대출할 때 신용, 대출 기한, 담보물 등의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할 것도 주문했다. 기업이 경영 목적으로 대출받은 돈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도 엄격히 금지했다.

급증한 부동산 대출을 줄이면서,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으려는 조치다. 중국의 1~2월 부동산 대출은 14% 증가했는데, 이는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인민은행의 규제가 효력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올해 수 차례 강화한 금융 규제가 모두 큰 효과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금융당국은 연초부터 부동산 안정을 목적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은행 전체 대출 잔액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과 개인 주택 담보대출 잔액이 차지하는 비중의 상한선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었다.

그러나 이 정책의 효과는 미미했고, 지난달 26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와 인민은행은 또다시 ‘부동산 투기 용도 대출 방지에 대한 통지’를 발표하고 관리 감독 강화를 촉구한 바 있다.

중국 경제 매체 제몐은 “부동산 시장에 불법적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많은 만큼 각 은행들의 대출 관리 감독 강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투기적인 행태를 억제하려면 더 강도 높은 감시나 대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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